인터넷전화 번호이동제도 시행을 앞두고 인터넷전화의 ‘가입자 간 무료통화’ 제도가 사라질 위기에 처했다. 인터넷전화 업계에서는 번호이동이 ‘비지능망(RCF)’ 방식으로 진행되면서 접속료 등 추가 비용이 발생하는 만큼 원가를 반영할 수밖에 없다는 입장이다.
비지능망 방식에서 시내전화 가입자가 인터넷전화로 이동할 경우 일단 시내전화로 착신된 후 인터넷전화로 연결돼 추가 접속료가 부과된다.
18일 인터넷전화 업계에 따르면 LG데이콤, 한국케이블텔레콤(KCT), SK텔링크 등 주요 인터넷전화 사업자들은 현재 인터넷전화가 제공하고 있는 ‘망내 무료’ 제도를 재검토하고 있다. 인터넷전화 번호이동제도가 비지능망 방식으로 진행되면서 추가 비용 발생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애초 KT 시내전화를 이용했던 가입자가 LG데이콤 인터넷전화로 번호이동했을 경우, KT의 망을 한번 거쳐 LG데이콤으로 넘어가기 때문에 KT에 추가적으로 접속료를 내야 한다는 것이다.
이 부분은 결국 인터넷전화 사업자들에게 비용(분당 18원)으로 전가된다. 따라서 이를 감수하고 계속해서 가입자간 무제한 무료 통화를 제공할 여력이 있는가에 대한 고민에 빠지게 된 것이다. 이동전화에서 번호이동할 때 이용하고 있는 지능망방식(QoR)의 경우 유선사업자의 망을 이용하지 않기 때문에 이 같은 비용이 발생하지 않는다.
SK텔링크 관계자는 “인터넷전화 번호이동제 실시 이후 망내무료서비스 폐지 이슈를 고민하고 있다”면서 “현재로서는 번호이동제 실시 이후의 시장 상황을 예의 주시하고, 시장 여건에 결정하겠다는 입장”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소비자단체 일각에서는 인터넷전화 망내 무료 정책이 철회된다면 ‘통신요금 절약’이라는 인터넷전화 활성화의 대의가 훼손될 것이란 지적이다. 가입자간 무료 통화가 없어진다면 그동안 인터넷전화를 사용하던 가입자에게는 추가 부담이 발생하기 때문이다.
인터넷전화 업계 관계자는 “지능망 방식을 도입하기 위해서는 KT가 교환기를 전면 디지털화 해야 한다”면서 “망내 무료가 없어진다고 하더라도 통화료 자체가 낮고 시내외 단일 요금, 저렴한 해외 요금 등을 고려할 때 고객 효익이 줄어든다고 볼 수만은 없다”고 말했다.
황지혜기자 goti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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