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경제위기 속 생존 전략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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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리먼과 메릴린치 쇼크가 전 세계를 강타하고 있다. 쇼크의 근원지인 미국은 말할 것도 없다. 한국이 환율급상승에 주가폭락 등 최악의 경제 상황에 직면한다면 근원지인 미국의 혼란은 더하면 더했지 덜 할 수는 없다.

 그러나 VM월드 2008이 열리는 이곳 라스베이거스는 의외로 조용하다. 행사의 성격이 기술을 논의하는 장이다 보니 그럴 수 있다. 1만4000여명에 달하는 고객·파트너·애널리스트가 참석한 곳에서 ‘위기’를 이야기할 리 만무하지만, 이곳을 찾은 애널리스트나 기자들 또한 경제상황으로 인한 위기감을 묻거나 토론하는 이는 거의 없다. 오히려 유난히도 호들갑을 떠는 한국이 ‘패닉’ 상태에 빠진 것은 아니냐며 반문하는 모습이다.

 경기침체가 영향을 주지 않을 리 없다. VM웨어 또한 매년 2∼3배 성장을 구가하다 올해 처음으로 50% 수준의 성장에 머물렀다. 오죽하면 창업자에서 전문경영인으로 CEO까지 바뀔 정도일까. 대신 이들은 조용하지만 큰 걸음을 선택했다. 위기에 대한 이야기를 하기보다는 철저하게 몸을 낮춰 생존하는 전략을 선택하고 있다. 도도하게 독자 전선을 고집하던 VM웨어는 이곳에서 대대적인 파트너십을 발표했다. 서버·스토리지·네트워크장비 등 이름깨나 들어본 기업들과는 죄다 제휴했다. 경제가 힘들다면 이익을 조금만 가져가겠지만 대신 함께 시장을 만들어가자는 전략이다.

 VM웨어뿐만이 아니다. 인텔·시스코·HP 등의 기업도 함께 시장을 만들어야 한다고 목소리를 모았다. 한국 상황도 그렇지만 경기침체 속에서도 분명 몇몇 기업은 사상 최대 실적을 거뒀다. 이들은 이 점을 주목했다. 분명히 시장은 있다는 것이. 더욱이 이른바 경쟁사라는 MS와 시트릭스 등의 기업이 VM웨어 행사에서 전시 부스를 마련하고 발표 세션도 가졌다는 것은 이를 가장 잘 대변한다. 지금은 경쟁사지만 언젠가는 공동전선을 걸어야 할 날이 있음을 염두에 둔 것이다.

 앞으로 더 큰 위기가 올지 모른다는 위기감만 조성해선 할 수 있는 것이 없다. 사상 최악의 경제 위기 속에서 혼자 살아남으려 몸부림을 치기보다는 몸을 낮춰 함께 시장을 일궈갈 파트너를 찾아보는 것이 더 현명한 길이 아닐까.

  라스베이거스(미국)=문보경기자<정보미디어부> okmu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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