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류가 질병에 대처하는 방법은 크게 ‘진단’과 ‘치료’다. 바이오산업(BT)은 이 두 가지 모두를 정조준한다.
박한오 바이오니아 사장은 “암 치료에 들어가는 비용의 10%만 진단 분야로 돌려도 암 사망률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만큼 조기진단 분야가 중요하다는 얘기다.
에스디를 비롯해 모메드·퓨처켐·바이오랜드 등이 진단시약 및 진단기기와 관련된 제품 출시를 준비 중이거나 연구개발에 따른 기술이전 사업을 벌인다. 미래 진단시약 및 기기 시장을 차지하기 위한 각축이 벌어졌다.
에스디는 피 한 방울로 폐암에 걸렸는지를 간편하게 확인할 수 있는 진단시약을 개발 중이다. 경북대 치대 치의학과 생화학교실 조제열 교수 연구팀은 박재용 경북대 의대 호흡기내과 교수와 공동으로 새 단백질 분석 기법인 ‘프로테오믹스 기술’을 개발했다. 프로테오믹스 기술은 경북대병원에 입원 중인 폐암환자 52명을 상대로 한 혈청 연구 분석에서 특이한 단백질을 대량 생성해 제품화에 이르게 됐다.
이 진단시약은 내달 국내외에 시판된다. 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간암 진단시약의 국내 시장 규모가 200억원에 달하는 것을 감안하면 폐암 진단시약은 그 이상이 될 것으로 추정된다.
바이오랜드는 전립선암 및 대변잠혈검사 진단시약 키트에 대해 식약청으로부터 허가받아 판매한다.
전립선암 진단키트는 아주 적은 혈액을 이용해 현장에서 20분 안에 검사를 마칠 수 있는 제품이다. 또 대변잠혈검사 진단시약 키트는 분변 안 잠혈을 검사해 대장암이나 소화기관 출혈, 대장 용종을 편리하게 알아낼 수 있다.
이 밖에 모메드는 소변 한 방울로 언제 어디서나 당뇨와 당뇨합병증을 진단할 수 있는 시약과 진단기를 출시할 예정이다. 제품명은 ‘모바일 헬스 시스템’. 나노기술을 이용해 분석물질을 전기 신호로 간단히 변환, 적은 환자시료만으로 질병을 정밀하게 예측·분석할 수 있다.
치료에 해당하는 바이오 의약 분야는 전체 생명공학산업의 60% 이상을 차지한다. 여전히 바이오 산업의 가장 큰 영역이다. 지난 2004년 500억달러 수준이던 바이오 의약 분야는 매년 10% 이상씩 성장을 거듭한다. 2010년이면 세계 바이오 의약 산업의 규모가 1000억달러를 돌파할 것으로 예상된다.
1980년대 초 유전자 재조합 기술을 이용해 인간 인슐린이 개발된 이후 현재 인간성장호르몬, 암치료제, 관절 류머티즘 치료제 등의 분야에서 바이오 의약품들이 개발되고 있다. 특히 특정 세포만 사멸시키는 항체 의약품은 기존의 치료약으로 극복하지 못한 질병에 적용할 수 있다. 종양 등 목표 부위에만 정확하게 작용해 화학적 합성의약품에 비해 부작용이 적은 장점이 있다.
이 같은 신약 개발은 특허를 통해 막대한 독점적 이익을 보장받는다는 점에서 바이오사들의 핵심목표라고 볼 수 있다. 하지만 하나의 바이오 신약을 개발하기 위해서는 신약후보물질을 발굴하는 ‘리서치단계’, 전임상-임상-생산공정을 개발을 하는 ‘개발단계’, 그리고 임상을 마친 후보물질의 승인과 관련된 ‘인증단계’, 그 이후 승인된 신약의 생산과 마케팅에 이르기까지 지난한 과정을 거쳐야 한다. 통상 10년 이상의 기간과 막대한 개발 자금이 요구되며, 그 성공여부도 불투명하다.
그럼에도 거대 자금이 바이오로 몰리는 것은 이러한 위험 부담만큼이나 ‘대박’ 신화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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