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눈에 반하는 사람이 있지만 보면 볼수록 좋은 사람도 있잖아요. 저는 소비자들이 오래도록 편안하고 즐겁게 사용할 수 있도록 휴대폰의 ‘성격’을 고쳐주는 사람이라고 할 수 있죠.”
모토로라코리아 CXD(Cunsumer eXperience Design)팀의 강영주 연구원(33)은 인간공학(human factors)을 기반으로 휴대폰의 특성을 결정하는 ‘가정교사’와 같은 사람이다. 마치 어린아이를 반듯하게 키워 세상에 내보내는 사람처럼….
강 연구원은 외부 디자인은 물론이고 사용자인터페이스(UI) 등에 이르기까지 휴대폰의 모든 요소를 사용자가 편안하게 받아들일 수 있도록 제안하는 역할을 담당한다. 특히 휴대폰 개발 단계에서 소비자 감성이 중요한 요소로 부각되면서 그 역할도 점점 더 커지고 있다.
“휴대폰을 처음 손에 쥘 때 어느 정도 크기가 가장 적당한지 또 무게 중심은 어디에 있어야 하는지에 이르기까지 과학적인 검증 데이터를 보여주는 것이 중요합니다. 휴대폰 개발 단계에서 사용자의 시각을 대변하는 역할이라고도 할 수 있지요.”
강 연구원은 휴대폰 개발 단계마다 의무적으로 인간공학적 요소를 점검하게 돼 있으며 그 연구 결과를 끊임없이 갱신하며 데이터베이스(DB)화하는 것이 주 업무라고 소개했다. 특히 한국 CXD 내에서는 인간공학을 담당하는 유일한 연구원이다.
“사용자들은 휴대폰이 자신의 귀에 닿았을 때 무의식적으로 그 느낌을 기억하게 됩니다. 그때 소리가 가장 잘 들리는 위치인 스위트 스폿(sweet spot)을 사용자가 쉽게 찾을 수 있도록 위치를 잡아주는 역할이 중요합니다. 또 귀에 닿는 부분이 완만한 곡선이 되도록 해 피로감을 덜 느끼게 하는 것도 인간공학이 적용됐기 때문이지요.”
강 연구원은 지난 10여년간 다양한 분야에서 인간공학 컨설팅을 진행해 왔으며 모토로라에는 최근 합류했다. 하지만 다양한 휴대폰에 인간공학을 접목해 온 경험으로 모토로라가 한국 시장에 내놓는 휴대폰의 업그레이드를 책임지고 있다.
“언젠가는 매뉴얼이 필요 없는 휴대폰을 만들어 보는 것이 꿈입니다. 두꺼운 책자를 찾아보거나 공부할 필요 없이 쓸 수 있는 휴대폰이 언젠가는 등장할 것입니다. 그 작업에 인간공학도 핵심적인 역할을 하게 될 것입니다.”
뿔테 안경 너머 흘낏 보이는 강 연구원의 눈에는 ‘생각대로 쓰면 되는 휴대폰’을 만들겠다는 의지가 넘쳐흘렀다.
양종석기자 jsyang@
◆인간공학 연구원의 역할
인간공학 연구원은 사람이 먹고 자고 대화하고 걷고 주변 상황에 반응하는 등 다양한 행동 패턴에 대한 연구로 휴대폰을 보다 쉽고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제안하는 역할을 한다.
특히 제품 컨셉트 발굴에서부터 출시되기 전까지 제품 개발의 모든 단계에 참여한다. 이 과정에서 사용자에게 의미가 있는 ‘인지적 품질(perceived quality)’ 체크리스트를 바탕으로 그립감은 물론이고 키패드 조작, 슬라이드나 폴더 등 휴대폰 형태에 따른 버튼의 위치 등이 사용자에게 불편함이나 피로감을 주지는 않는지 꼼꼼히 체크하고 개선점을 찾아낸다. 엔지니어나 디자이너들과 항상 협업하다 보니 서로의 의견을 협의하고 절충하는 과정이 가장 어려운 일이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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