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능성게임, 신천지를 열다](1) 프롤로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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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게임강국 대한민국의 위상이 흔들리고 있다. 텃밭인 온라인게임 시장에 미국과 일본은 물론이고 중국업체들까지 치고 들어오면서 입지가 점점 좁아지고 있다. 황금어장이나 다름이 없던 중국은 국산게임 수입에 강력한 제동을 걸고 나설 태세다. 국내 시장은 포화상태에 달했고, 그렇다고 해외로 나서기도 쉽지 않다. 비디오·콘솔게임에 길들여진 세계 시장에 온라인게임을 심기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다. 전 세계 온라인게임 시장의 절반이 한국이고, 나머지 대부분이 중국과 인근 동남아 지역이라는 점은 우리 온라인 게임산업의 미래를 더욱 어둡게 한다.

 해외 각국에서는 지금 ‘기능성 게임(serious game)’ 연구가 한창이다. 미국은 시리어스게임을 육성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기 시작했고, 일본에서는 정부 차원의 경제성장전략 가운데 하나로 주목하고 있다.

 전자신문은 지난 7월 문화체육관광부 및 KAIST 등과 함께 ‘기능성게임포럼’을 발족한 데 이어 ‘기능성게임으로 돌파구를 찾자’는 기획 시리즈를 마련했다. 기능성게임을 컨버전스 시대의 중심축을 형성하는 신성장 동력으로 육성하자는 취지다. <편집자>

-순서 

프롤로그 = 기능성게임으로 돌파구를 찾자

1부 = 왜 기능성게임인가?

1) 흔들리는 게임 강국 => 게임시장 확대를 위한 돌파구가 필요하다(9/11)

2) 게임세대가 사회를 지배한다 => 사회 요구. 게임에 대한 부정적 인식 탈피 필요(9/18)

3) 컨버전스가 대세다 => 기능성게임은 융합 콘텐츠의 총아(9/25)

2부 = 세계가 기능성게임에 미래를 걸었다

4) 미국편(10/2)

5) 일본편(10/9)

6) 기타 지역(10/16)

3부 = 기능성게임으로 블루오션을 찾자

7) 교육 (10/23)

8) 의료/헬스/실버 (10/30)

9) 국방 (11/6)

10) 환경 (11/13)

11) 미래기술/뉴플랫폼 (11/20)

12) 체험관/테마파크 (11/27)

13) 정부/NGO (12/4)

14) 기타 : 엔터테인먼트/바이오/인지/심리 등 (12/11)

에필로그 = 기능성게임 산업 육성 방안 좌담회 (12/18)

 

프롤로그

 국내에서는 2004년부터 기능성게임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 한국게임산업진흥원이 게임의 긍정적인 효과를 홍보하기 위해 기능성게임 공모전을 실시하면서부터다. 이후 2006년께부터는 학계에서 관련 연구논문 발표가 이어졌다. 또 한국게임산업진흥원과 한국문화콘텐츠진흥원 등 정부 산하기관은 공모전 등을 마련해 선정한 게임의 개발·제작을 지원해 왔다.

 ◇정부주도 시험 개발이 기능성게임 주도=게임산업진흥원은 학교폭력예방 게임인 ‘스타트론’과 어린이용 소방안전 게임인 ‘리틀 소방관’ 개발을 완료해 무료로 보급했고, 지난해부터는 장애아동 수학능력 향상 게임 개발을 진행 중이다.

 또 에듀테인먼트 콘텐츠라는 시각에서 접근해 온 한국문화콘텐츠진흥원은 ‘멀티미디어 국악교육’ 콘텐츠 및 한자학습 온라인게임인 ‘한자마루’ 등을 출시하는 성과를 거둔 바 있다.

 하지만 올해 들어 기능성게임에 대한 정부 지원예산이 사라지면서 이 같은 정부의 시도는 더 이상 지속하기 어렵게 됐다.

 반면에 그동안 수익성 확보가 어렵다는 이유로 기능성게임 개발을 꺼려왔던 게임업계는 최근 들어 그 필요성을 절감하는 분위기로 돌아섰다.

 ◇만화천자문 첫 대작 기능성게임 예약=NC소프트가 지난 5월 학습 만화계에서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만화천자문’ 개발권을 획득, 내년 말까지 기능성게임으로 제작하기로 해 기대를 모으고 있다. 또 세중게임즈는 ‘브레인온’이라는 두뇌훈련게임 서비스에 나서 관심을 끌기 시작했다.

 특히 교육과학기술부는 교육용 콘텐츠에 게임을 접목하는 데 비상한 관심을 보이기 시작했다. 최근에는 48억6000만원 규모의 어린이용 디지털 영어 교과서 개발 프로젝트에 온라인게임 요소를 가미한 기능성게임을 내세운 컨소시엄을 개발사로 선정하기도 했다.

 그러나 이 같은 기능성게임을 향한 관심은 교육분야에 몰려 있어 공공부문·의료분야 등으로의 확산은 여전히 미흡한 상황이다.

 ◇기능성게임은 융합 콘텐츠=그렇다면 기능성게임이란 과연 무엇인가.

 기능성게임이 무엇인지에는 아직 의견이 분분한 상태다. 네이버에서 검색하면 ‘게임적 요소인 재미와 특별한 목적을 부가하여 제작한 게임’이라고 나온다. 또 ‘게임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해소와 건전한 게임문화 조성에 기여할 수 있는 게임’으로 인식하기도 한다.

 미국의 시리어스게임은 게임의 한 장르라기보다는 ‘인터랙티브 미디어’라는 확장된 개념으로 사용된다. 또 일본에서는 ‘엔터테인먼트 외의 목적과 효과를 갖는 게임’ 또는 ‘사회에 도움이 되는 게임’ 등으로 규정한다.

 이 같은 차이는 산업 및 시장의 특성과 환경은 물론이고 이를 대하는 전략과 비전 등에 의해 나타난다. 기능성게임 자체가 상당히 복합적인 요소를 담고 있어 어떤 시각으로 바라보는지에 따라 다른 접근이 가능한 때문이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기능성게임은 교육·건강·의료·군사·사회활동·환경 등 다양한 사회 및 산업분야에서 필요한 목적을 위해 게임의 여러 요소와 기술을 차용한다는 점이다. 이런 점에서 기능성게임은 ‘특정 목적에 도움이 되는 게임’ 또는 ‘특정 목정성과 게임의 재미요소를 결합한 융합 콘텐츠’ 등으로 정의해야 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시각이다.

◆인터뷰/이상희 기능성게임포럼 위원장

 “대통령 어젠다로 만들어야 합니다.”

 기능성게임에 대한 이상희 기능성게임 포럼 위원장의 의지는 확고했다. 기능성게임은 거대산업으로 성장할 수밖에 없는 종합 산업이므로 차세대 국가 성장동력으로 육성해야 한다는 것이었다.

 “크게 봐야죠. 국내시장에 연연하기보다는 처음부터 남미나 호주 등 세계적으로 일고 있는 수요에 초점을 맞춰야 해요. 지난번에도 언급했듯이 남미에서는 마약중독예방게임에 대한 관심이 엄청나요. 또 호주는 오래 전부터 원격교육의 나라로 알려져 있을 정도예요.”

 이상희 위원장은 4선 경력의 전 국회의원이자 과기부 장관을 지낸 인물로 지난해 칠순을 지냈다. 하지만 아직도 일일히 열거하기도 힘들 정도로 다양한 현직 직함을 보유하고 있다. 대한변리사회장, 세계사회체육연맹 회장, 지식재산포럼 공동대표, 한국 u러닝연합회장, 한국우주소년단 총재 등등 무려 25개가 넘는다. 이는 어떤 일이든 열정적으로 대하는 그의 성격과도 무관하지 않아 보인다.

 그런 그가 최근 가장 큰 관심을 보이고 있는 분야는 사회체육과 기능성게임이다. 세계사회체육연맹 회장으로서 부산 사회체육대회를 유치해 바쁜 일정을 보내는 가운데서도 기능성게임 포럼 행사는 꼼꼼히 챙긴다.

 이번 추석에는 후배 국회의원과 지인들에게 최근 저술한 ‘대한민국의미래, 과학두뇌가 희망이다’는 책과 함께 기능성게임 자료를 보낼 예정이다. 기능성게임의 필요성과 육성해야 하는 당위성을 한사람에게라도 더 알리기 위해서다.

 그는 이어 “기능성게임 산업 육성을 위해서는 예산확보 및 안정적인 지원을 이끌어 내기 위한 관련 법 제정이 가장 중요하다”며 “이를 위원장의 역할로 알고 백방으로 노력할 계획”이라고 다짐했다.

 그러면서 그는 “미국은 혁신, 일본은 지적재산입국, 중국은 과기흥국을 국가의 큰 틀로 잡고 있는데 우리는 어떤 방향이 있나 걱정이 된다”며 “기능성게임은 우리가 중국을 이길 수 있는 머리가 되는 표방점”이라고 재차 강조했다.

 김순기기자 soonkk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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