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전소에 탄력 붙었다

 기획재정부가 제정 과정에서 논란이 됐던 ‘서명문서와 날인문서의 전자화문서 효력 예외 규정’을 삭제한 국세기본법 일부개정법률안을 2일 입법 예고했다.

 개정안은 전자(화)문서 업계의 의견을 최대한 반영해 사업상의 걸림돌을 최소화한 것으로, 우리나라가 세계 최초로 추진하고 있는 공인전자문서보관소 사업에 활기를 불어 넣을 전망이다.

 기획재정부는 국세기본법 일부개정법률안을 확정해 2일 입법예고와 동시에 관보에 게재하고 유관부처와 본격적인 협의에 들어갔다. 개정안은 20일간의 입법 예고 기간을 갖고 부처협의와 국회 상임위·법사위·본회의를 거쳐 변수가 없는 한 내년 1월 1일부터 적용될 전망이다.

 관보에 게재된 개정법률안에서는 당초 논의됐던 기명날인문서·서명문서 등 포괄적 개념의 예외조항은 최종적으로 빠졌다.

 기획재정부는 국세기본법 개정안을 준비하면서, 예외규정에 계약서뿐 아니라 기명날인문서·서명문서 등 다소 애매한 개념을 삽입하는 방안을 검토해 업계의 우려를 산 바 있다. 기획재정부는 입법예고 직전까지도 브리핑 및 보도자료 등에서 기명날인문서·서명문서는 전자화문서로 대체할 수 없다는 방침을 표명했으나, 최종안은 업계의 의견을 수용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았다. 기획재정부는 또 해당 개정안의 본격 시행일을 내년 1월 1일로 못 박아, 일정대로 진행된다면 공인전자문서보관소 사업을 둘러싼 불투명성은 이르면 3개월 안에 해소될 것으로 기대된다. 특히 개정안 부칙에서 공전소 업계의 의견을 반영, ‘개정안에 적용되는 문서는 전자거래기본법 개정안이 발효된 2007년 5월 17일 이후 최초로 보관한 분부터 소급 적용한다’고 명시했다.

 국세기본법 일부개정법률안에 새로 신설된 ‘장부·증빙서류의 전자화 문서로의 보관 허용(안 제85조의 3)’ 규정에서는 ‘전자거래기본법 제5조 제2항에 따라 전자화문서를 공인전자문서보관소에 보관한 경우에는 (장부 등을) 비치한 것으로 본다’고 명문화했다.

 ‘다만 계약서 등 위·변조의 소지가 크다고 인정되는 대통령령이 정하는 장부 및 증빙서류의 경우에는 그러하지 아니한다’고 단서 조항을 둠으로써 일단 전자화문서의 효력을 인정하되, 효력이 미치지 않는 예외조항을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방식을 택했다.

 기획재정부는 전자화문서 보관 시 실물보관 의무를 면제하기로 한 배경과 관련해 ‘기업의 종이문서 보관·유통비용 부담을 덜어주고 기업의 생산성 향상 및 납세협력 비용을 절감하기 위한 것’이라고 밝혀 전자화문서의 활용 및 공인전자문서보관소 사업의 활성화를 염두에 둔 개정안임을 분명히 했다.

 개정안과 관련, 공인전자문서보관소 업계는 “당초 기획재정부가 문서보관소 예외사항을 지나치게 광범위한 수준으로 준비하고 있어 우려했으나 최종안에서는 계약서 부분만을 범위로 설정한 정부의 조치를 환영한다”며 “다만 계약서의 범위를 어디까지로 한정할 것인지의 규정이 조속히 마련되기 바라며, 국세기본법상의 계약서가 세금(국세 및 지방세) 연체에 대한 분담과 연기 등 국가와 미납 납세자와의 특수 관계로 국한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심규호기자 khs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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