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도 영유권 문제로 한일 관계가 냉각된 가운데 세계 최대 게임 업체인 EA가 신작 게임에 일본 군국주의의 상징물을 넣어 파문이 일고 있다.
21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EA가 내달 국내에 출시할 PC게임 ‘레드얼럿3’에 2차대전 때 일본군이 쓰던 ‘욱일승천기(旭日昇天旗)’가 등장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가상의 세계 전쟁을 다룬 이 게임에는 전작에 나왔던 연합군과 소련군 이외에 새로 ‘태양의제국’이라는 세력이 나온다.
문제는 이 태양의 제국이 사용하는 상징물이 욱일승천기와 똑같다는 사실이다. 일례로 태양의 제국 주력 병기인 로봇의 어깨 위에는 욱일승천기 마크가 선명하게 나와 있다.
욱일승천기는 2차 세계대전 당시 일본의 해군에서 사용하던 깃발로 ‘대동아기(大東亞旗)’라고도 불린다. 일본의 군국주의를 대표하는 의미가 담겨 있으며 현재 일본의 우익세력과 군국주의 부활을 꾀하는 세력을 대표하는 상징이기도 하다.
더욱이 군사 강국으로 성장한 태양의 제국이 강력한 해군력을 밑거름으로 동북아와 태평양 지역을 점령해 미국이나 소련과 전쟁을 벌인다는 설정도 일본 군국주의의 부활을 연상시킨다.
EA 측은 “동북아 외교 문제를 고려해 한국이나 일본 등 실제 국가의 이름은 사용하지 않았다”고 해명했지만 역사적 아픔이 다 치유되지 않았다는 사실과 일본의 우경화 경향을 감안하면 글로벌 기업에 어울리지 않는 게임이라는 지적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게임물등급위원회 측은 “현재 국민 정서를 고려하면 레드얼럿3의 내용은 반사회성 부문의 문제소지가 있다”며 “일본 군국주의적 표현과 관련해 문제가 된다면 이용자 연령 기준을 조정하는 등 방법을 검토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장동준기자 djja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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