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의 온라인 경매 사이트인 e베이가 무한 경쟁 체제로 돌입한 전자 상거래 시장에서 살아남기 위한 생존 전략으로, 경매 대신 정찰제 판매를 강화하는 특단의 조치를 단행한다.
e베이의 이같은 변신은 아마존닷컴 등 경쟁 온라인 쇼핑몰의 홍수 속에서 가격 흥정에 매력을 못 느끼는 소비자들이 늘어나는데 따른 선택으로, 전체 전자상거래 시장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21일 월스트리트저널·로이터 등 주요 외신은 e베이가 내달 16일부터 경매가 아닌 정찰제 품목에 대한 등록 수수료를 기존 4달러에서 35센트로 대폭 인하한다고 보도했다. 또 상품을 올려놓을 수 있는 기간도 기존 일주일에서 한 달로 연장한다고 전했다.
이번 정책에 대해 e베이 측은 전자상거래 시장에서 경매보다 정찰제 품목 판매가 대세로 자리잡으면서 이 카테고리에 대한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전 세계 8400만명의 실거래 사용자를 보유하고 있는 e베이 역시 온라인 경매 분야의 대표주자이지만 정찰제 품목 판매 비중이 지난 분기 43%까지 상승했다. 반대로 메인 서비스인 경매 형태의 판매는 갈수록 성장세가 둔화됐다고 e베이 측은 밝혔다.
로리 노링턴 e베이 마켓플레이스운영 대표는 “이번 조치는 지금까지 실시한 정책 가운데 가장 근본적인 변화를 초래할 혁신적인 것”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e베이는 정찰제 강화와 관련해 기존에 개별 품목마다 별도로 등록비를 부과하던 것과 달리 동일 품목의 경우 품목의 갯수와 상관없이 일괄적으로 35센트의 등록비를 내도록 할 예정이다. 시행 대상은 우선 미국에 국한하지만 조만간 세계 2·3위 시장인 독일·영국으로 시행 범위를 확대할 계획이다.
이로써 e베이는 당장 거둬들이는 수수료 수입이 기존보다 연간 11% 감소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장기적으로 아마존닷컴 등과 경쟁하는데 효과적일 것으로 내다봤다.
정찰제 판매가 동일 품목이 과다하게 등록돼 있는 현재의 시스템 개선과 신규 사용자 유인, 평판TV·최신 비디오게임 판매 등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기대했다.
스캇 윙고 채널어드바이저 사장은 “경매는 더 이상 소비자들이 원하는 온라인 판매 방식이 아니다”라면서 “e베이의 변신은 전통적인 경매 포맷을 뛰어넘겠다는 의지의 표출”이라고 분석했다.
김유경기자 yukyu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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