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시대 역사학자 105명 선정, 함규진 지음, 페이퍼로드 펴냄.
역사에 있어 중요한 결정 하나가 나라와 민족의 운명을 좌우한다. 과거사를 돌이켜 보면 역사의 흐름을 바꾸는 결정적 주사위는 누군가에 의해 수시로 던져졌다.
이 책은 과거의 비중있는 역사적 사건을 재조명하며 오천년 한국사의 흐름을 바꾼 역사적 결정을 찾고, 그 의미를 되새겨 보기 위해 쓰여졌다. 만일 세종대왕에 의해 한글이 창제되지 않았다라면 지금 우리의 문화는 어떻게 바뀌어 있을까, 고구려 장수 이성계가 위화도에서 군대를 돌리지 않았더라면 유교 중심의 조선과 지금의 대한민국이 탄생할 수 있었을까, 더 거슬러 올라가 나당연합군이 결성되지 않았다면 고조선의 영광 재현으로 현재의 분단선이 압록강과 두만강 사이로 결정되는 일이 있었을까, 고구려 장수왕이 평양천도를 하지 않았더라면 삼국통일은 고구려의 몫이었을까, 우리가 일본보다 먼저 개방의 문을 열었더라면 일제강점기와 남북분단 시대가 생겨날 수 있었을까 등의 무한 상상에 빠져들게 한다.
이이화, 박노자, 이덕일, 신용하, 정현백, 송기호 등 오늘날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역사학자 105명이 ‘한국인의 운명을 바꾼 역사적 선택’ 108가지를 가려 뽑고, 이를 묶어 책으로 펴냈다. 이 프로젝트는 2003년 101명의 학자들에 의해 시작돼 102가지 사건을 추렸으나 책이 만들어지는 5년의 기간동안 4명의 학자가 가세해 노무현 전 대통령 탄핵시도, 수도 이전 무산, 부계 성씨 강조조항 폐지 등의 현대 사건이 더해져 108가지 사건으로 늘어났다.
시점 상으로는 기원전 194년 위만이 자신을 받아준 고조선의 준왕을 배신하고 왕검성의 새로운 주인이 됐던 순간부터 지난 2004년 수도 이전 무산까지의 역사적 사건을 다뤘다. 부록으로 ‘한국사 40대 중요결정’도 일목요연하게 정리했다. 1위인 ‘한글 창제 결정’에서 40위 ‘문익점 목화 수입’까지가 최고의 역사적 결정으로 선정됐다. 1만6500원.
최정훈기자 jhcho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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