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 대기업, R&D투자 11% 늘렸다

삼성전자가 전체 투자의 절반 이상 차지

 IT대기업들이 올 상반기 연구개발(R&D) 투자를 크게 확대했다.

 19일 전자신문이 금융감독원에 제출한 상장사 반기보고서를 바탕으로 유가증권시장 전기전자업종의 시가총액 상위 10개사(지난달 상장 LG이노텍 제외)의 R&D 투자동향을 분석한 결과, 상반기 R&D 투자 규모는 총 5조808억원으로 작년 동기의 4조5801억원에 비해 두자리수인 10.9% 늘어났다. 이 같은 결과는 한국은행이 18일 상반기 국내 총고정자본 투자증가율이 0.5%에 그쳤다는 통계를 발표하며 성장잠재력이 크게 흔들린다는 지적 속에 나온 것이어서 주목된다.

 기업별로는 삼성전자가 상반기 R&D에 3조2544억원을 쏟아부어 상위 10개사 전체 투자의 절반을 크게 웃돌았다. 지난해 동기 2조9582억원에 비해서도 10% 이상 증가했다. LG전자와 LG디스플레이도 각각 지난해 상반기에 비해 8.9%와 4.1% 확대한 8140억원과 2209억원을 R&D에 투자했으며, 하이닉스반도체(3661억원)도 작년 대비 50% 이상 R&D 투자를 늘렸다. 그러나 상위 10개사 가운데 삼성SDI·현대오토넷·신도리코 등은 작년 대비 2∼13% 감소했다.

 반면에 매출액 대비 R&D 투자비율은 줄었다. 이는 올 상반기 환율 영향으로 주요 수출업체들의 매출이 크게 늘어났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삼성·LG전자의 R&D 투자비율은 작년 상반기 10.2%와 6.3%에서 올해는 9.2%와 5.7%로 감소했다.

 매출액 대비 R&D 투자비율이 두 자릿수를 기록한 곳은 하이닉스(11%), 삼성전기(10.9%) 두 곳에 그쳤다. 지난해 상반기에는 삼성전자(10.2%), 삼성SDI(12.5%), 삼성전기(11.8%) 3곳이 10%대의 R&D비율을 나타냈다. 전체 R&D비율은 지난해 상반기 6.36%에서 올 상반기 6.03%로 낮아졌다.

 오문석 LG경제연구원 상무는 “R&D가 기업 경쟁의 핵심이 된 것은 오래된 사실로 그동안 대기업들이 R&D 투자를 한다 안한다 말은 많았지만 R&D 투자는 경쟁력 유지를 위해 불황 속에서도 계속될 것”이라면서 “불황기에 고객 요구에 충족할 수 있는 기술과 제품을 찾아야 경기 회복기에 기회를 잡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노근창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기업들의 R&D 투자는 신수종사업 발굴보다는 기존 제품의 업그레이드 등 신제품 개발에 90%가량을 투자한 것으로 안다”면서 “최근 같은 상황에서는 이를 통해 경쟁사로부터 시장점유율을 빼앗는 것이 최고의 전략”이라고 설명했다. 김준배기자 jo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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