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베이, G마켓 인수 공정위가 열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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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국의 e베이가 지난 13일 G마켓 인수를 재추진 중이라고 밝혀 귀추가 주목된다. e베이는 이미 옥션을 소유하고 있어 G마켓까지 끌어안을 경우 국내 오픈마켓 시장을 평정하게 된다.

 특히 인터넷 쇼핑몰에서 오픈마켓 분야의 성장성이 크다는 점을 감안할 때 이번 e베이의 G마켓 인수 추진은 국내 인터넷 쇼핑 지형도는 물론이고 세계 인터넷 쇼핑업계의 판도를 뒤흔들 것으로 보인다.

 e베이가 인수하려는 지분은 G마켓의 모기업인 인터파크 지분 29.5%와 이기형 인터파크 회장의 지분 7.5%를 합친 37%다. 이 지분이면 경영권을 쥘 수 있으며 금액으로는 대략 4000억원에 이른다.

 ◇인수 재추진 배경=e베이는 KT·야후 등과 함께 G마켓 인수 후보로 거론됐다. e베이는 실제로 2∼3년 전부터 G마켓 인수에 대해서 내부적으로 검토했지만 인수 가격 등의 차이로 인터파크 측과의 협상이 지난해 종결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업계에서는 최근 세계 주식 시장 불황 등으로 인수 가격이 내려가면서 e베이와 인터파크의 시각차가 좁혀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게다가 최근 옥션이 개인정보 유출 등으로 영업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도 인수 이유로 꼽힌다. e베이 입장에서는 옥션과 G마켓의 영업력을 활용할 경우 강력한 시너지를 창출할 수 있어 수익성과 마케팅 비용을 줄일 수 있다는 점도 고려된 것으로 해석된다.

 e베이가 오픈마켓 1위인 G마켓 인수에 성공하면 대략 7조∼8조원 규모의 거래를 성사하는 초대형 장터를 운영하게 된다. 지난해 거래 규모는 G마켓이 3조2000억원, 옥션이 2조7000억원 정도로 대략 6조원에 이르며 올해는 7조 수준까지 오를 것으로 전망된다.

 ◇오픈마켓 모델 세계화가 목적=e베이가 옥션에 이어 G마켓 인수를 추진하는 이유는 바로 ‘오픈마켓’이라는 비즈니스 모델 때문이다.

 오픈마켓은 사실상 우리나라에서 성장한 업태다. 애초에 옥션이나 G마켓의 전신인 구스닥 등은 개인 간 ‘경매’로 시작했지만 전문적인 소상공인이 대거 참여하면서 사실상 기업대 소비자(B2C) 거래로 성격이 바뀌었다. 현재 옥션이 e베이 전체 회사 중 독일·일본에 이어 세 번째로 많은 매출을 올리고 있다.

 박주만 옥션 사장은 “우리나라 오픈마켓 모델은 e베이 전체 비즈니스에도 영향을 미친 것이 사실”이라고 말했다. e베이 측은 전 세계적으로 초고속망이 확장됨에 따라 타 전자상거래업체가 보유하지 못한 G마켓과 옥션의 오픈마켓 운영 노하우를 활용할 수 있게 된다.

 ◇문제는 공정위 사전심사=업계에서는 공정위의 독과점 판단 여부가 인수 승인의 주요 기준이라고 보고 있다. e베이는 인터파크가 보유한 G마켓 인수를 위해 지난 5월 공정위에 ‘기업결함 사전심사’를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e베이는 국내 오픈마켓 2위인 옥션의 지분을 99% 이상 보유하고 있다. 이로 인해 국내 1위인 G마켓까지 끌어안을 경우 사실상 국내 온라인 유통 시장을 평정하는 것과 다름없기 때문이다. 양사의 국내 오픈마켓 시장 점유율은 85%을 웃돌고 있다.

 문재호 공정위 지식산업경쟁과 서기관은 “지난 5월 e베이가 G마켓 인수와 관련된 기업결함 심사건을 제출한 바 있다”며 “현재 심사 중이라 뭐라 말할 수는 없지만 사전심사 법정 기한이 30일에서 최장 120일까지로 늦어도 연말 안에는 결론이 날 것”이라고 말했다.

 김규태기자 sta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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