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관투자가들이 경기방어주의 장점이 부각된 이동통신 주식을 사들이고 있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이달 들어 지난 14일까지 유가증권시장에서 기관투자가들은 통신업종을 1495억원어치 사들였다. 전기전자, 건설 등을 비롯한 22개 업종 가운데 단연 으뜸이다. 이 기간 통신주들은 KTF와 하나로텔레콤, LG데이콤이 소폭 하락한 반면 KT와 SK텔레콤은 각각 0.3%와 0.2%의 상승을 기록했다. LG텔레콤은 이달 초 8480원에서 출발해 9120원까지 오르며 7% 넘게 상승했다. 이동통신사들이 지난 2분기 경쟁심화로 인한 실적 부진을 3분기에 털어낼 것으로 기대했기 때문이다.
양종인 한국증권 연구원은 “이동통신주는 지난 2분기 의무약정제 도입에 맞춰 보조금 등 과도한 마케팅비용을 지출해 수익성이 크게 악화됐지만 3분기 들어선 마케팅 경쟁이 눈에 띄게 완화돼 다시 관심을 끌고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지난달에는 단말기 공급자 수도 6.8% 줄고 해지율도 3.7%로 지난달보다 0.4%포인트(p) 하락해 마케팅 비용이 줄어들 공산이 커졌다는 평가다. 이는 신규가입자 유치보다 기존가입자 유치에 전념하며 보조금 지급을 줄였기에 나타나는 현상으로 풀이된다.
증권사는 유선부문은 경쟁이 더욱 치열해져 실적에 부담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당초 통신사업자에 신규사업으로 기대를 모았던 IPTV 사업이 통신서비스사업자에는 경쟁심화로 인한 마케팅 비용 증가로 이어질 것이란 우려 때문이다.
초기 IPTV 서비스를 주도했던 하나로텔레콤과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시장에 뛰어든 KT, 그리고 뒤늦게 마케팅을 개시한 LG데이콤까지 초고속 통신 3사의 공격적인 가입자 유치 경쟁이 이뤄질 전망이어서 이것이 마케팅 부담비용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커졌다.
정승교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통신서비스 업종에서 유선통신은 신규사업에서 경쟁심화가 예상되고 이동통신서비스 업체는 2분기 실적부진을 만회할 가능성이 커 현재 이동통신주가 매력이 더 크다”고 말했다.
증권가는 9월 이후 KT, 하나로텔레콤 등 유선통신사업에도 합병이슈와 결합상품서비스 출시가 긍정적일 것으로 전망했다. 정 연구원은 “KT와 KTF의 합병이 가시화가 기대되고 하나로텔레콤도 SK텔레콤과의 결합상품 출시로 시장 점유율 상승이 기대돼 유선사업자에게 더 많은 모멘텀이 향후 발생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경민기자 kmlee@
<표>주요 통신서비스 종목 월초대비 상승률
종목 8월1일 종가 8월14일 종가 상승률
KT 41700원 41900원 0.3%
KTF 26550원 25700원 -3.2%
SK텔레콤 192500원 193000원 0.2%
LG텔레콤 8480원 9130원 7.6%
하나로텔레콤 7560원 7050원 -6.7%
LG데이콤 18800원 18350원 -2.3%
<자료:증권선물거래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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