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에겐 지구촌 잔치가 아니라 비상이다. 전력난에 공장을 제대로 돌릴 수조차 없으니 제발 올림픽이 빨리 끝나기만 바란다.”(옌타이 지역 공장 진출 A사 사장)
“올림픽의 영향으로 중국내 전력 공급 사정이 최악이다. 중국에 공장을 가동 중인 업체 가운데 최근 월 매출이 제로인 곳도 있다.”(웨이하이 지역 공장 진출 B사 부사장)
베이징 올림픽이 중국에 진출한 국내 기업들에는 최악의 전력난을 야기시키고 있다.
특히 국내 기업들의 공장이 밀집한 허베이성(톈진)·산둥성(옌타이·웨이하이) 등지에는 올림픽 기간에 대기오염을 줄이기 위해 정부가 공장가동을 중단시키려고 전기공급을 끊는 사례도 속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반도체 및 LED 검사장비 업체인 B사는 웨이하이 지역 공장의 전력공급에 심각한 차질을 빚으면서 조업에 애를 먹고 있다. 이 회사 관계자는 “낮에도 공장에 기계가 서서 작업이 중단되는 사례가 빈번하다”면서 “중국에 공장을 가동한 뒤 올해 사상 최악의 전력난을 겪고 있다”고 말했다.
산둥성에 공장을 가동 중인 C사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C사는 최근에는 하루 중 반나절은 정전을 감수해야 하는 실정이다. C사 관계자는 “올림픽 이전에도 전력수급이 좋았던 것은 아니지만 근래에는 심각한 수준”이라며 “주중에 생산물량을 맞추지 못하는 탓에 주말을 반납한 채 일해야만 간신히 목표를 채울 수 있다”고 전했다.
옌타이 지역의 LG전자 휴대폰 공단에 입주한 협력업체인 A사는 최근 현지의 전력난을 자체 해결하기 위해 발전기 두 대를 도입했지만 잦은 고장과 높은 유가 때문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A사 대표는 “발전기 운영도 부담이지만 이마저도 공장을 정상 가동하기에는 역부족”이라며 “아마 올림픽이 끝나도 상당기간은 현지 전력상황이 나아지기 힘들 것”이라고 우려했다.
대기업은 그나마 사정이 나은 편이다. 옌타이 지역 최대 규모의 휴대폰 부품 공장을 운영 중인 LG이노텍은 불안한 전력 사정을 타개하기 위해 발전기를 돌려가며 간신히 생산물량을 맞추고 있다. LG이노텍 관계자는 “전력 수급에 차질이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아직은 공장 가동에 심대한 타격을 미치는 정도는 아니다”면서 “다만 전력난이 더 심각해질지 걱정스러워 계속 지켜보고 있다”고 말했다.
중국은 연초 폭설과 지난 5월 대지진의 여파에다 석탄 부족 사태가 겹치면서 전력난이 가중되고 있다. 특히 베이징·텐진·상하이 등 올림픽 개최도시에 전력 공급이 집중되면서 중국 진출 한국 기업의 25%인 1만여개가 몰려 있는 산둥성 지역 공장들이 직격탄을 맞고 있다.
서한기자 hse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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