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쇄산업에서 잉크는 염료나 안료를 원료로 하는 흑백·컬러 잉크를 사용해 종이나 플라스틱 필름에 인쇄되는 시각적인 역할만을 담당해왔다. 그러나 21세기 들어 나노기술을 이용한 다양한 기능성 잉크가 개발되면서 인쇄시장이 열리게 됐다. 그중 전기전자의 기능을 갖는 잉크를 기반으로 한 인쇄전자(Printed Electronics)는 전 세계적으로 주목을 받고 있다. 전자소재 및 부품 분야의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떠올랐다.
인쇄전자란, 인쇄 공정으로 ‘신문 찍어내듯 인쇄해’ 만들어진 전자소자 또는 전자부품을 의미하며 일부 제품에서 이미 상용화되기 시작한 분야다.
인쇄전자는 인쇄산업과 전자산업이라는 거대한 융합에 의해 인쇄전자산업이라는 새로운 산업 분야를 창출했다. 이 신개념의 제품은 저가격, 친환경, 유연성, 대면적, 대량 생산, 저온, 단순 공정이라는 특장점을 지니고 있다. 특히 대형의 유연한 기재에 적용이 쉽고 채택하는 인쇄 공정 종류에 따라 소량 다품종에서부터 단일 제품 대량 생산까지 가능하다. 이 같은 장점 때문에 기존의 것을 개선하는 공정이 아닌 혁신적인 공법이라고 평가받는다.
인쇄전자 제품을 생산하기 위한 핵심 요소는 제품을 인쇄할 인쇄 장비와 전기전자 기능을 부여할 전자잉크다.
초기의 인쇄전자 시장은 RFID, 메모리, 디스플레이(OLED, EL, 전자종이, 플렉시블 디스플레이), 전지(2차전지, 태양전지 등), 센서, 유기 트랜지스터 등의 새로운 제품군에서 널리 활용될 것으로 전망된다. 또 기존의 디스플레이(LCD, PDP 등)나 인쇄회로기판(PCB, FPCB), 멤브레인 스위치, 터치 패널, 각종 전극(투명전극 포함)이나 전자파 차폐 등 가격 경쟁력을 갖출 수 없는 제품군을 중심으로 급속하게 시장이 형성될 것이라고 생각된다.
시장 상황이 이렇게 긍정적이다 보니 최근 2∼3년 사이에 유럽 및 미국을 중심으로 이 분야 벤처기업의 출현이 하루가 다르게 증가하고 있다.
물론 인쇄전자가 전자제품을 더욱 쉽게 제조할 수 있다는 장점 이면에는 해결해야 할 문제도 있다. 기존 공정이 가진 높은 해상도를 따라잡을 수 있는 양산장비 및 공정기술이 아직까지 없다는 점이다. 현 인쇄공정의 수준을 보면 10㎛ 이하의 해상도를 갖는 양산 기술을 아직 확보하지 못한 실정이다. 따라서 더욱 넓은 영역으로의 응용 확대나 시장 진입을 빠르게 하기 위한 고해상도의 복합 인쇄장비 개발이 시급하다. 또 이에 걸맞은 고품질의 전자잉크 개발, 인쇄 품질을 제어할 수 있는 공정기술 등 융합기술의 개발도 뒷받침돼야 한다.
이 분야의 벤처 중소기업이 더 많이 생겨나고 대학과 연구소, 산업체의 협동, 정부 지원이 더해져 경쟁력 있는 새로운 인쇄전자 제품 개발과 핵심 인력 배출을 위해 노력한다면 충분히 가능할 것이다.
향후 전자제품 시장 형태는 소비자의 감성과 소비 패턴 및 다양한 욕구에 따라 크게 변화해 나갈 것이다. 그 규모도 기존의 시장을 훨씬 뛰어넘을 것으로 전문가들은 내다본다. 시장조사전문기관 IDTechEx와 나노마켓은 인쇄전자가 향후 10년 후에 350억달러, 20년 후에는 3000억달러가 넘는 규모가 매우 크고 성장성이 유망한 산업으로 예측하고 있다.
금속활자를 세계 어느 나라보다도 먼저 발명한 IT강국 우리나라가 인쇄산업과 전자산업의 접목이란 관점에서 현명하게 도전한다면, 나라의 경제 성장동력에 큰 역할을 담당할 것으로 믿어 의심치 않는다. 정광춘 잉크테크 사장kcc0412@inktec.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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