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대학, 민간기숙사 신축 확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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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8일 열린 고려대 신축 기숙사 기공식. 왼쪽부터 오동주 의무부총장, 김병철 교무부총장, 박영규 한국사학진흥재단 사무총장, 임동오 한국사학진흥재단 이사장, 현승종 고려중앙학원 이사장, 이기수 고려대 총장, 이안무 교우회 부회장, 홍사립 동대문구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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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달 28일 고려대학교 안암캠퍼스에선 800명 수용 규모의 신축 기숙사 기공식이 열렸다. 총 265억원이 투입된 이 기숙사는 학교가 아니라 사학진흥재단의 지원을 통해 건설됐다. 이 학교 시설부 이기현 과장은 “외국 학생 유입은 점점 늘어나는 데 기숙사가 부족해 2∼3년 전부터 고민하던 차 민간 투자를 결정했다”며 “수익형 민자사업(BTO) 방식으로 지어진 민자 기숙사의 경우 시설이 뛰어나고 건설비 부담도 학교에서 전부 대는 것에 비해 적은 편이다”고 말했다.

최근 국내 대학에 ‘민자 기숙사’가 점차 늘고 있다. 대학과 민간 사업자가 공동으로 운영하는 민자 기숙사는 지난 2006년 건국대 이후 서울 지역 사립대학을 중심으로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이미 건국대 등 3개 대학이 운영 중이며 현재 건설 중인 곳까지 합치면 오는 2010년께면 총 10여 개 사립대학이 민자 기숙사를 운영하게 될 전망이다

◇서울, 경기를 중심으로 급속 확산=현재 민자형 기숙사를 건설하고 있는 대학은 연세대, 성균관대, 숭실대 등 서울 지역에만 총 8, 9곳에 달한다. 건국대는 지난 2006년 8월에 완공한 민자 기숙사 쿨(KU:L)하우스에 이은 2차 기숙사를 건설 중이며 서강대의 경우 900명 수용 규모의 기숙사를 이미 완공해 이번 가을학기부터 운영에 들어갈 계획이다.

현재 대부분 민자 기숙사는 BTL·BTO 방식으로 지어지고 있다. 임대형민자사업(BTL)이 투자자가 시설을 짓고 대학에 이를 빌려준 뒤 일정 기간 임대료를 받는 방식이라면 수익형민자사업(BTO)은 시설을 지어 소유권을 대학에 넘긴 뒤 운영권을 일정기간 보유하면서 수익을 가져가는 형태.

최근엔 국립대도 민자 기숙사 대열에 합류했다. 충북대·청주교대·교원대를 시작으로 올 3월부터 운영에 나섰다. 오는 9월에는 전남대·순천대·목포대·전주교대 등 총 8개 대학으로 확대 운영될 예정이다. 한 건설업자는 “건물 소유 문제로 BTL은 국립대에서 선호하고 있으며 대부분 사립대는 BTO방식으로 기숙사를 짓고 있다”고 말했다.

◇건설 비용 문제로 점점 확산=대학들이 민자 기숙사 건설에 열을 올리는 이유는 결국 돈 문제 때문이다. 등록금 의존률이 90% 이상인 상황에서 수 백억원에 달하는 기숙사 건설 비용을 마련하기 힘든 대학들은 민간 사업자를 통해 건물을 지은 뒤 운영권을 일정 기간 부여하는 방식으로 기숙사를 신설하고 있다.

투자자 차원에서도 민자 기숙사는 새로운 투자처로 떠오르고 있다. 공신력 있는 기관이라 볼 수 있는 대학에 투자해 꾸준히 일정 기대수익을 회수할수 있는데다 공공기관이라는 점에서 세금면제혜택 등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수익을 어느 정도 내야 하는 민자 기숙사의 경우 학생 부담이 소폭 증가하긴 하지만 첨단 시설로 지을 수 있어 대학들이 선호하고 있다. 일부 대학들은 학생 부담을 줄이기 위해 방학 기간을 이용, 학회나 워크숍 등을 하려는 일반 직장인이나 정부관계자 등에게 기숙사를 개방하는 임대 사업을 벌이고 있다.

실제 건국대 ‘쿨(KU:L)하우스’의 경우 방학 때 공실률을 최소화하기 위해 전문 업체까지 고용해 적극적인 숙박 홍보마케팅을 펼치고 있다. 정부 단체나 학회 등에서 주로 이용한다. 김재경 쿨하우스 행정실장은 “학생이 사용하지 않아도 하루 1만 8000원이 나가는 기숙사를 보다 효율적으로 사용하기 위해 생각해 낸 방법”이라며 “민자사업자와 함께 건설 단계부터 구상해 지금은 꽤나 안정적으로 수익을 내고 있다”고 말했다.

  이성현기자 argo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