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처산업협회와 IT기업연합회가 당초 시간이 소요될 것이라는 예상과 달리 지난 22일 저녁 전격적으로 통합합의서를 도출해,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양 단체 통합은 21일 알려졌지만 큰 틀만 정해졌을 뿐 구체적인 그림은 나와 있지 않았다. 그러던 중 22일 저녁 비공개로 백종진 회장이 대표로 있는 서울 삼성동 모빌리언스 사무실에서 두 회장이 만나 통합의 사실상 마침표를 찍었다. 벤처산업협회 관계자는 “내부에서도 몰랐다. 만약 알고 있었다면 플래카드라도 걸었을 것이다. 두 사람이 전격적으로 이뤘다”며 의외라는 반응이다.
이에 대해 두 회장은 통합에 합의가 끝나서 자연스럽게 사인을 하게 됐다는 설명이다. 서승모 회장은 “이미 이사회로부터 통합건에 대해 위임받은 상황이었다”면서 “서로 양쪽 의견이 다른 것을 하나하나 풀면서 의견 차이를 좁혀 협약 체결까지 이르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들 양 단체의 이같은 급박한 진행에 대해 그러나 다른 이유가 있을 것이라는 시각도 나온다. 우선 각각 산업자원부와 정보통신부 산하에서 올해 모두 지식경제부 산하로 들어간 상황에서 유사한 단체를 갖게 된 지경부의 압력이 크게 작용했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지경부 입장에서는 부처가 통합된 상황에서 유사한 협단체를 묶어서 예산을 줄여야 한다고 봤다는 것이다. IT기업연합회는 과거 정통부 시절 매년 50억원 가량의 예산을 받았다. 익명을 요구한 업계의 한 관계자는 “예산 문제는 분명 통합에 고려가 됐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양 단체는 내년 2월 정기총회때까지 통합단체 과도형태로 운영하기로 했다. 양단체 회장이 공동회장직을 맡고 임원 수는 100명 이내로 구성하는 등 구체적인 사항을 조정하기로 했다. 또 현재 양 단체에서 추진 중인 정부위탁사업과 자체사업은 승계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양 단체는 통합을 의결하기 위한 임시총회를 내달 13일께 각각 개최하기로 했다.
김준배기자 jo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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