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증시가 속절없이 하락하면서 공모 연기뿐 아니라 심지어 상장철회를 선언하는 기업들이 속출하고 있다.
최근 증시가 올 들어 최저점을 기록하는 등 자본시장 환경이 급격히 나빠져 기업가치를 제대로 평가받기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올해 들어 공모 연기를 한 기업은 5개사, 상장철회까지 한 기업은 6개사다.
코스피시장 예비 등록기업들은 ‘가랑비는 피해가자’는 전략으로 공모일정을 늦추는 분위기다. 증권선물거래소에 따르면 SK C&C, 한솔교육, 연합과기공고유한공사 등 3개 회사가 공모일정을 늦추기로 했다. 그러나 약진통상은 상장철회를 선언했다. 최근 공모일정을 늦춘 한솔교육 관계자는 “회사가 공모일정을 늦추면 투자자들이 부정적인 생각을 가지게 될 것을 알지만 워낙 장이 좋지 않아 어쩔 수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약진통상과 같은 코스피 예비 등록기업이 상장철회까지 선언하면, 기업 이미지와 투자자 반응 등을 고려할때 상당한 부담으로 작용한다.
코스닥 예비 등록기업들은 공모철회보다는 아예 상장철회를 더 선호하는 형국이다. 코스닥 상장예비심사를 통과한 기업 중 상장철회를 선언한 기업은 세우테크, 덕신하우징, 아세아텍, 타운마이닝캄파니, 사이버다임 등 모두 5개사다. 이 중 아세아텍은 공모철회를 선언한 후 재공모 일정을 잡지 못해 상장철회됐다. 증권선물거래소에 상장예비심사를 통과한 후 6개월 내에 공모를 진행하지 못하면 자동으로 상장폐지 된다. 공모 일정을 늦춘 기업은 드래곤플라이, 흥국 등 2개사다. 최근 코스닥시장에 상장하기로 한 사이버다임은 공모철회를 선언했다가 이내 상장철회를 신청했다.
코스닥시장에 상장하려다 공모를 철회한 한 중소기업 사장은 “지난해부터 상장을 꾸준히 준비해 왔는데 상황이 이렇게 돼 매우 안타까운 심정”이라면서 “향후 재공모를 추진하겠지만 계속 시장 상황이 좋지 않으면 상장철회까지도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신규 상장주들의 최근 성적표도 초라한 실정이다. 5월 이후 증시에 상장한 기업 중 주가가 플러스를 기록하고 있는 종목은 모두 17개사 중 4개사에 불과하다.
한편 시장이 이런 가운데 과감하게 일정대로 상장을 추진하는 기업도 있어 눈에 띈다. LG이노텍 측은 “상황이 좋지 않아 SK C&C나 롯데건설 등 대형사들이 상장을 연기하고 있지만 오히려 LG이노텍으로는 자금이 몰릴 것”이라며 자신감을 나타냈다.
허영호 LG이노텍 대표는 “기대하는 공모가는 5만∼6만원 선이지만 실제 공모가가 이에 조금 미치지 못하더라도 예정대로 진행할 것”이라면서 “시초가가 낮더라도 앞으로 기업을 잘 키워 향후 증자 과정에서 제값을 받으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형수기자 goldlion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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