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근육, 소형 전자부품 구동장치로 관심

 형상기억합금을 이용한 인공근육(메탈머슬)이 극소형 전자부품의 구동장치로 떠올랐다.

 최근 전자부품업계의 주목을 받는 메탈머슬은 외형상 가느다란 전선처럼 보이지만 전류가 흐르면 즉시 길이가 4% 수축한다. 사람이 근육에 힘을 줄 때 수축하는 것과 동일한 원리다. 니켈과 타이타늄의 합금소재인 메탈머슬은 모터식 기어박스보다 훨씬 가볍고 저렴하며 제품 설계도 간단하다. 움직임이 미세한 전자부품의 구동원으로는 최적의 솔루션이다.

 한국과 일본의 휴대폰 카메라 업체들은 올해 들어 카메라 모듈의 자동초점(AF) 구동장치에 메탈머슬을 도입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휴대폰 카메라의 초점을 맞추려면 렌즈 부위를 전후 0.3㎜가량 움직여야 한다. 최신 카메라 모듈은 대부분 음성코일모터(VCM), 스테핑 모터로 렌즈의 초점을 맞춘다. 메탈머슬로 카메라 모듈을 움직이려면 2㎝ 길이로 잘라서 양쪽 끝을 렌즈 부위와 전기회로에 연결하면 완성된다. 카메라 모듈의 소형화와 낮은 전력소비를 구현하는 데 매우 효과적이다. 메탈머슬은 생산원가도 훨씬 저렴하다. 카메라 모듈용 스테핑 모터의 30% 가격이면 같은 기능을 구현할 수 있다.

 뛰어난 성능에도 불구하고 메탈머슬의 상용화에는 걸림돌이 몇 가지 있다. 외부기온에 따라 수축편차가 달라져 매우 덥거나 추운 날씨에는 초점이 잘 안 맞을 수 있다. 일본 도키사가 재료생산을 거의 독점해 부품 수급의 리스크도 해결해야 한다.

 휴대폰 카메라 회사 MC넥스의 김해광 차장은 “휴대폰 카메라에 메탈머슬을 적용하는 방안을 검토한 바 있다. 장점이 많은 기술이라서 국내외 경쟁사들도 관심이 많다”고 말했다.

 한편 박종오 전남대 교수팀은 오는 10월 선보일 화초로봇의 구동장치로 메탈머슬을 적용할 예정이다. 일부 완구업체도 모터보다 설계가 간단한 메탈머슬 기반의 작동완구 출시를 추진 중이다.

  배일한기자 bail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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