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단상]해외 시장 진출, 철저한 현지화 전략이 살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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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근 국내 IT업계 종사자들의 관심거리 중 하나가 해외 인기 서비스의 국내 진출 및 한글 서비스 출시다. 해외 검색 시장을 제패한 ‘구글’, 세계 최대의 동영상 사이트인 ‘유튜브’ 그리고 2억명이 넘는 회원을 갖고 있는 ‘마이스페이스’까지 글로벌 인터넷 서비스 1위 기업들이 국내 시장에 차례대로 출사표를 내밀었다. 그러나 아직까지 이들 서비스가 국내 시장에서 괄목할 만한 성과를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 중론이다.

 사실 해외 유명 서비스들의 국내 진출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인터넷 보급 초창기 국내에서 가장 많이 쓰인 검색엔진은 ‘야후’였다. e메일은 마이크로소프트 ‘핫메일’이 다음 ‘한메일’보다 먼저 시장에 소개됐다. 요즘과 마찬가지로 당시 글로벌 1위 기업들이 국내에서 서비스를 선보였던 것이다. 그러나 이들이 시장 점유율 1위를 기록한 것도 잠시, 곧 그 자리를 ‘네이버’와 ‘다음’에 넘겨주게 됐다. 최근 예로 국내 메신저 시장에서 굳건히 넘버원을 차지하고 있던 ‘MSN 메신저’가 ‘네이트 온’에 추월당한 사례가 있다. 실제로 국내 ‘네이트 온’ 월 이용자 수가 ‘MSN 메신저’의 세 배가 넘는다고 하니 완전한 역전이라고 볼 수 있다.

 어째서 이런 일이 벌어지게 됐을까. 혹자는 국내 인터넷 서비스 발전 속도가 해외보다 빨랐던 점에서 그 이유를 찾기도 하지만 국내 소비자의 욕구를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 점이 더 큰 원인일 수도 있다.

 ‘핫메일’의 국내 사용자를 배려하지 않은 불편한 인터페이스는 오히려 ‘한메일’의 가입자 수 증가를 도왔고, ‘야후’는 단순 검색만이 아닌 다양한 정보를 이용하고자 하는 이용자의 욕구를 만족시켜주지 못했다. ‘MSN 메신저’는 단문전송(SMS)과 커뮤니티 관리, 인스턴트 메신저를 하나의 아이디로 통합해 편리하게 쓰기를 원했던 소비자의 필요를 깨닫지 못하고 메신저 기능에만 치중하다가 시장 주도권을 놓치는 우(愚)를 범했다.

 자국 내에서 통용된다는 점만 믿고 서비스 현지화 전략을 충분히 고려하지 못했기 때문에 시장을 놓치게 된 사례들이다.

 하지만 이러한 점은 우리나라 서비스들도 예외는 아니다. 정보통신(IT)산업이 활성화된 것도 어언 10년이 넘어 이제 경제발전의 중추를 담당하고 있지만 해외 시장에서 성적은 아직 기대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

 그 이유는 현지 특성에 맞춘 서비스 전략의 부족 때문일 것이다.

 이미 국내 유수 가전회사의 휴대폰, 모니터 등 하드웨어 제품들이 그 품질을 세계적으로 인정받는 상황에서 이제부터 중요한 것은 서비스와 콘텐츠다. 이 둘은 규격화된 하드웨어보다 더 고부가가치 제품으로 해외 소비자의 생활 패턴부터 해당 국가의 거시경제 상황까지 꿰뚫어야 진정한 ‘대박’ 상품이 나올 수 있다.

 다날은 2005년에 중국법인을 설립하고 지난 3년간 치밀하게 서비스를 준비해왔다. 향후 성장 가능성이 가장 크면서도 다날이 차별화된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분야가 무엇인지 파악하기 위해 수많은 고민을 거듭했다.

 결국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는 이동통신 인구를 감안해 온라인 상거래 시장을 선도하기 위해 휴대폰 결제를, 이제 열풍이 아닌 하나의 문화로 자리잡은 한류와 팬 커뮤니티를 보면서 유무선 팬레터 서비스인 UFO타운을 중국 IT시장에 선보이기로 결정했다.

 휴대폰 결제는 천룡팔부 같은 온라인게임과 인터넷 커뮤니티, 전자잡지 등 다양한 분야에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그리고 UFO타운은 장리인, 슈퍼쥬니어M 등 슈퍼스타들이 서비스에 속속 합류함으로써 일일 평균 메시지 전송 건수가 1만건에 이를 정도로 확실히 자리를 잡았다. 이 두 서비스는 중국 현지에서 단시간 안에 성공적으로 자리잡은 IT사업 모델이 됐다.

 이제 우리 IT도 세계를 넘봐야 할 때다. 국내라는 좁은 시장에서 기존의 사업만을 전개할 것이 아니라 세계적으로 통할 수 있는 IT 서비스를 제공하면서 뻗어나가야 할 때인 것이다. 그리고 이를 위해서는 철저한 현지화 전략이 최선의 길이다. 박성찬 다날 대표 ceo@dana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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