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에서 마주친 사람들 상당수는 여전히 2G 휴대폰을 들고 있었다. 시내 번화가인 샹제리제의 오렌지 대리점에서 만난 사람들 역시 3G 휴대폰과 무선 인터넷 정액제에 관심을 기울이면서도 선뜻 자신의 휴대폰을 바꾸지는 않았다. ‘지금 사용하는 휴대폰이 아직 쓸 만하기 때문’이다. 저가 단말기나 파격적인 요금제가 있어도 굳이 바꿀 이유가 없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프랑스의 이동통신 시장은 유럽 가운데에서도 상당히 변화가 더딘 편에 속한다.
그러나 이 때문에 무선망 개방 정책이 우리보다 뒤처졌을 것이라 생각하면 오산이다. 시장이 열리기도 전인 2001년에 이미 기본적인 무선망 개방 정책을 만들어놨다. 이통사들도 이때부터 움직였다. 시장은 더디게 움직여도 ‘시장 경쟁을 활성화하고 소비자 선택권을 중요시하는’ 규제 철학이 모든 산업의 밑바닥에 깔려 있기 때문이다. 더욱이 이통사 공식 포털인 갤러리를 통해 서비스되는 모바일 사이트는 1700개. 비공식 CP까지 합한다면 프랑스 모바일 인터넷 발전은 결코 느리지 않다. 다만 소비자가 느리게 움직일 뿐이다.
파리 지하철에는 여전히 휴대폰보다 신문이나 잡지를 들고 있는 사람이 많다. 프랑스인에게 모바일 인터넷이 담는 콘텐츠의 매력이 신문·잡지보다 더 크게 다가갈 때 휴대폰으로 웹서핑을 하는 사람들은 폭발적으로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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