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키, 유럽 에어컨 생산기지로 발돋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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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터키가 유럽의 에어컨 생산기지로 급부상하고 있다. 유럽시장 공략이 가능한 교두보로 손색이 없는 지리적 이점을 제공할 뿐만 아니라 양질의 노동력 확보가 쉽다는 점이 장점으로 작용한다. 여기에 매년 파격적인 신장세를 기록 중인 터키 현지의 시장 상황도 한 몫한다. 유럽 및 터키 내 에어컨 수요 및 생산 증가세는 지구 온난화 현상과 함께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견해도 잇따른다.

 ◇에어컨 생산기지로 급부상한 터키=터키 에어컨 및 냉각기기제조업협회(ISKID)가 집계한 통계 자료에 따르면 터키의 에어컨 생산량은 2003년 39만2360대이던 것이 2004년 74만3478대, 2005년 96만3725대, 2006년 102만5966대, 2007년 131만9072대로 매년 급증하는 추세다. 최근 4년 사이 생산량은 3.5배로 크게 늘어났다.

 터키의 에어컨 수출도 2003년 22만5445대에서 2005년 37만6186대로 30만대 선을 돌파한 이후 다시 2년이 지난 2007년엔 58만4270대로 60만대선에 바짝 다가섰다.

 이 기간 에어컨 생산 및 수출량이 갑작스럽게 늘어난 데엔 전세계 에어컨 시장 점유율 1위를 달리고 있는 LG전자의 현지공장 설립도 크게 기여했다. LG전자는 터키 현지 합작법인 LG-아르텔릭을 설립하고, 2001년부터 에어컨 생산을 개시했다. 지난해의 경우 현지 생산량이 100만대 규모로 올라섰으며, 이 가운데 30%가 유럽 등지로 팔려 나간다. LG-아르텔릭의 생산량은 2002년 12만대 수준에서 2005년 53만8000대, 2007년엔 100만대 등 가파른 상승곡선을 만들어 내고 있다.

 ◇내수 수요 증가도 산업 활성화에 일조=내수시장의 빠른 성장세도 터키의 에어컨 생산을 자극하는 중요한 촉매제로 작용한다. 최근 터키의 건설 경기 호조와 경제 안정에 따른 소득 수준 향상 등으로 에어컨 수요가 늘어나고 있는 데다 터키 정부가 일정 등급 이상 호텔에 에어컨 설치를 의무한 것도 에어컨 내수 판매 확대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실제로 2003년 37만8658대이던 터키 에어컨 내수 판매 물량은 2004년 75만3375대, 2005년 111만7613대 등 매년 급증, 지난해엔 120만대를 상회하고 있다. 여기에 2003년 20만대 수준이던 에어컨 수입 물량도 최근 65만대 수준까지 늘어났다.

 에르산 바카나이 ISKID 회장은 “양질의 노동력과 생산 및 수출시장의 잠재력을 높이 평가한 글로벌 에어컨 제조사들이 터키 내 투자를 늘려가고 있다”며 “터키 에어컨 산업 성장률은 전세계 5위, 유럽 내 3위를 기록할 정도로 호황을 누리고 있다”고 말했다.

최정훈기자 jhcho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