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전화 20년]`1인 1휴대폰` 국민생활 바꿨다

 ‘이동통신서비스 가입자는 784명에서 4473만8000명으로, 요금은 36분의 1로.’

지난 1988년 7월 1일 SK텔레콤의 전신인 한국이동통신이 아날로그 방식의 이통서비스를 선보인 후 꼭 20년이 지났다.

1984년 ‘카폰’으로 불리는 차량용 서비스로 시작된 우리나라 이동전화는 1988년 서울올림픽을 앞두고 휴대형 이동전화가 시작되면서 본격적인 이동전화 대중화 시대에 접어들었다.

1988년 7월 수도권과 부산지역에서 시작된 이동전화 기본료는 월 2만7000원, 통화료는 시내 및 시외 50㎞까지 10초당 25원이었다. 설치비도 65만원에 달했다. 서울∼부산 3분 통화를 기준으로 1988년에는 1286원. 2008년 현재 324원이다. 단순 비교로 4분의 1이지만 물가상승률을 반영하면 36분의 1 수준으로 내린 셈이다.

특히 이동전화 가격은 무려 400만원을 호가했다. 당시 현대 포니엑셀 자동차 한 대 가격이 500만원 정도였던 것을 감안하면, 이동전화는 확실한 ‘부의 상징’이었다.

◇경쟁과 성장=이동전화 시장은 1990년 전국 단일요금제 적용, 1996년 신세기통신에 이어 1997년 개인휴대통신(PCS) 3사의 등장으로 경쟁과 성장을 거듭했다.

서비스 첫해인 1988년에 784명에 불과했던 이동전화 가입자 수는 1992년 18만6630명으로 늘어 차량전화 카폰 보급대수를 두 배 이상 앞서며 본격적인 고속 성장기에 진입했다.

이후 1997년 9월 500만, 1998년 6월에는 1000만 가입자를 돌파했다. 1999년 2월 1500만 가입자를 넘어 1999년 8월에는 2000만을 돌파하기에 이르렀다. 2000년 2월 2500만, 2002년 2월 3000만, 2006년 11월에는 4000만마저 넘어섰다.

2008년 5월 말 현재 이동전화 가입자 수는 4473만8000여명으로 인구 대비 92.2%의 보급률을 기록, 사실상 ‘1인 1휴대폰 시대’를 열었다.

이 과정에서 우리나라는 CDMA 세계 첫 상용화에 이어 세계 최초 DMB 실시, 3세대(3G) 이동통신 강국이라는 세계적 수준의 정보통신 인프라와 서비스를 갖춘 IT강국으로 자리 잡았다.

◇IT산업 중추 & 변화의 핵심=이동전화 보급은 국민 생활의 변화를 촉발했을 뿐 아니라 우리나라 IT산업의 폭발적 성장을 견인했다. 이동통신 서비스 발전은 시스템, 단말기, 콘텐츠 등 전후방 관련산업에 효과를 미치며 국내 IT산업을 세계적 수준으로 도약시키는 데 일조했다.

특히 초기 미국 모토로라와 영국 테크노폰 등 외국 단말이 독점하던 국내 이동전화 시장은 1991년 삼성, 금성, 현대 등 국내 제조업체의 사업 참여로 전환점을 마련했다.

한국 휴대폰 제조업체들은 1996년 세계 최초의 CDMA 기술 상용화를 기점으로 폭발적인 성장을 기록하며, 현재 전 세계 이동전화 시장의 27%를 차지하고 있다.

이 기간 우리나라 정보통신산업 성장률은 연평균 18% 이상을 기록한다. 산업 규모도 2006년 248조원 규모를 달성, 경상 GDP 비중이 무려 29%에 이를 정도로 국내 경제발전의 성장엔진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또 휴대폰 수출 규모도 수출 첫해인 1996년 47만달러에 불과했지만, 2007년 186억달러로 무려 3만9000배 이상 늘어 단일 규모로는 국내 최대의 수출 품목으로 성장했다.

이동전화는 경제성장뿐 아니라 생활의 혁명도 촉발하고 있다. 이동전화는 음성통화는 기본이고 영상전화까지 가능해져 듣는 전화에서 보는 전화로 진화했다. 또 이동전화만 있으면 언제 어디서든 쇼핑을 즐기고, 방송과 영화를 볼 수 있게 됐다.

김신배 SK텔레콤 사장은 “성년을 맞이한 대한민국의 휴대전화는 이제 단순한 통화수단이 아니라 모든 커뮤니케이션의 중심이 됐다”며 “현재 대한민국 GDP의 29%를 차지하는 IT산업은 이동전화 보급으로부터 시작됐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라고 평가했다.

김원배기자 adolfk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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