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30년 가까이 공직생활에서 얻은 경험과 노하우를 바탕으로 우리나라 산업 관련 시험·인증 수준을 세계 기준에 부합하도록 올려 놓는 것이 목표입니다.”
시험·인증 관련 국가 중추기관인 한국산업기술시험원(KTL)의 새 사령탑을 맡은 이유종 원장(52)은 관세 장벽이 사라진 현 글로벌 무대에서 시험·인증은 곧 국력과 맞먹는다고 강조한다. KTL 원장 취임 직전까지 몸담았던 중소기업청 시절부터 우리 중소기업이 안고 있는 글로벌화 과제가 품질 인증과 직결돼 있음을 몸에 익힌 탓이다.
“미국, 유럽은 말할 것도 없고 이젠 중국 조차 민간 시험인증기관들이 자국 산업을 지키는 방패 역할을 해내고 있습니다. KTL도 우리 기업이 외국의 기술·인증 규제에 효과적으로 대처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과 함께 국내에선 우리 산업을 지켜야하는 본연의 책임도 큽니다. 외국 제품에 대해 자국 산업이 내성을 갖도록 하는 것은 주권 차원에서 접근해야할 일입니다.”
이 원장은 국민 생활과 직결된 ‘안전 문제’와 관련해 규제완화 만이 능사가 아니라고 분명히 선을 그었다. 분명히 시험·인증을 거친 제품이라하더라도 국민에게 털끝 만큼의 위해라도 생긴다면 더 강도 높은 규제가 가해져야 한다는 입장이다.
“규제 완화 차원에서 시험·인증 절차나 방법 등은 지속적으로 간소화해나가되, 안전과 관련된 사안은 규제 완화쪽으로만 접근해선 안된다고 봅니다. 특히 수입품 안전 문제에 대해 우리가 더욱 강도 높게 대응하려면 우리 제품에 대한 안전 기준과 규정부터 철저해야 합니다. 우리 것에 대해서는 소홀하고, 남의 것에 대한 엄격한 잣대는 국제 사회에서 용납되지 않습니다.”
수출이 주력인 우리 산업구조 때문에 불가피한 것이기는 하지만 연간 3조원 안팎인 국내 시험·인증시장을 외국계 기관에 거의 장악되다시피한 상황을 탈피하는 것도 이 원장의 또 다른 목표다. 9개나 난립한 우리 시험·인증기관들은 서로를 못잡아 먹어 안달인 상황이다.
“우리 시험·인증기관들끼리 경쟁하는 동안 외국 기관들은 소리없이 국내 산업을 장악하고 있습니다. 우리 기관들이 힘을 합치고, 해외시장에서 공조한다면 적잖은 성과를 낼 수 있음에도 제각각 움직이고 있습니다. 해외에서 국내에 들어오는 제품부터라도 한국이 자체적으로 공조한다면 우리 시험·인증기관의 영향력을 높일 수 있는 전기가 만들어질 것입니다.”
이 원장은 임기내에 세계 시험·인증 관련 산업의 1번지로 정평 나 있는 유럽시장에 발을 들여놓고 싶은 야망을 갖고 있다. 국가 대표 시험·인증기관으로 KTL 인증을 세계에 널리 알리고 싶은 욕심도 크다.
“우리 주요 산업이 세계시장을 주름잡 듯, 한국의 시험·인증 능력이 전세계 제품의 품질 척도로 인정 받는 그날까지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이진호기자 jholee@, 사진=박지호기자 jihopress@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