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월 전기연구원이 개발해 기술을 이전하려는 ‘탄소나노튜브(CNT) 투명전극 제조용 일액형(一液形) 코팅액 제조 및 활용 기술’을 놓고 국내 터치스크린 패널 업계가 경쟁하고 있다. 기술을 이전받으면 곧바로 공정 단가에서 절감 효과가 있을 뿐 아니라 중장기적으로 디스플레이 시장을 주도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24일 한국전기연구원(KERI)과 터치스크린 업계에 따르면 전기연에 기술이전을 공식 요청한 기업은 23개에 이른다. 전체 기술의 이전이 어려울 경우 일부 활용기술에 대한 이전 요구도 상당수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기술이 업계로부터 주목받는 이유는 공정 단가 절감 외에도 제조의 편의성과 폭넓은 활용 가능성 때문이다. 탄소나노튜브와 용매, 바인더, 안정제, 균일제 등 5가지로 하나의 코팅액을 만들고 이것을 비닐이나 플라스틱 등에 페인트 칠하듯 코팅해 박막에 전기를 흐르게 하는 이 기술은 한 번의 코팅으로 투명전극을 제조할 수 있어 공정 단가를 50% 이상 절감시켜 준다.
각 성분의 농도조절에 따라 터치스크린은 물론 플렉시블 디스플레이 등 디스플레이 산업 전반에 다각도로 활용할 수 있는 것도 큰 장점으로 꼽힌다. 특히 중국에서만 생산 되는 희귀금속으로 평판 디스플레이의 투명전극 소재로 많이 사용하는 산화인듐주석(ITO) 대신에 ‘꿈의 소재’로 불리는 탄소나노튜브를 이용하기 때문에 재료의 국산화와 이에 따른 원가도 대폭 절감할 수 있다.
업계는 앞으로 7∼8년 후면 각종 디스플레이용 재료가 지금의 산화인듐주석에서 탄소나노튜브로 대체될 것으로 예상했다. 이번 탄소나노튜브 코팅액 기술을 적용할 수 있는 전도성 필름 시장 규모만 국내 연간 2조4000억원, 세계적으로는 약 15조원에 달할 것으로 추정된다. 전기연은 이번 기술의 이전 절차가 예정대로 진행될 경우, 전기연 설립 이래 가장 높은 기술이전 금액을 기록할 것으로 조심스레 기대했다.
한편, 기술 개발의 주역인 전기연 이건웅 박사는 학계 및 관련 기관의 잇따른 기술 설명 요청에 따라 오는 27일과 다음 달 2일 관련 세미나에 참석해 이번 기술과 이 기술을 활용한 터치스크린 패널 및 센서소재의 개발 동향 등에 대해 설명할 예정이다.
창원=임동식기자 dsl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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