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정보통신산업협회(KAIT) 등 9개 기관 공동으로 주최한 ‘월드 IT 쇼(WIS:World IT Show) 2008’ 전시회가 지난 17일부터 20일까지, OECD IT 장관회의 개최와 연계하면서 성황리에 막을 내렸다. 태평양홀·대서양홀·인도양홀·컨벤션홀 등 삼성동 코엑스 전관에서 개최된 이번 전시회는 해외를 포함한 22개국 630개 기업(1700여 부스)이 참여했고 참관객 23만명이라는 국내 IT전시회 사상 초유의 성과를 거두었다.
이뿐만 아니라 WIS에서 선보인 제품과 서비스의 판매계약도 해외 수출 2억1800만달러, 내수 계약 220억원 등 가히 대한민국 최대 IT 종합전시회로서 그 위용을 과시했다.
그간 국내에는 크고 작은 IT전시회가 빈번하게 개최됨으로써 기업의 중복 참여로 인한 부담이 가중되는 한편, 전시회에 참여해 계약을 성사시키는 사례도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등의 문제점이 지적돼 왔다. 또 세계적인 기업과 바이어가 대거 참여하는 글로벌 IT 종합전시회를 육성하자는 업계의 요구가 지속적으로 제기된 바, 이는 KAIT가 풀어나가야 할 숙원 과제였다.
이 같은 상황에서 2005년 8월, 혼재돼 있던 IT전시회의 주최 기관들이 머리를 맞대고 고민하기 시작했다.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통합전시회의 출범’이라는 대명제 아래 수차례의 논의와 조정을 거쳤으나 합의점을 도출해 내기는 쉽지 않았다. 마침내 2006년 10월, 주최 기관들은 조금씩 양보하면서 통합에 합의했고 이듬해인 2007년 4월 통합된 KIS전시회를 탄생시켰다.
이러한 시대적 요구에 국내 IT전시회를 대표해온 SEK(전자신문사 주최)전시회가 동참하면서 2008년에는 실질적인 대한민국 최대의 IT 종합전시회로 거듭나게 됐다.
이로써 국내 통합을 넘어, 전시회 규모나 형식, 내용면에서 한층 업그레이드되고 시너지 효과가 극대화된 세계적 전시회인 월드 IT 쇼의 면모를 갖추게 됐다. 더불어 기술이전 전시회인 IT테크노마트와 ITRC포럼의 대학연구성과 전시회가 함께 참여해 전시회를 더욱 풍성하게 했다.
WIS가 글로벌 전시회로 거듭나는 데는 방송통신위원회의 정책적인 배려도 큰 몫을 차지했다. OECD 출범 이후 아시아에서는 최초로 개최된 OECD IT 장관회의를, WIS와 같은 일정, 같은 장소에서 개최될 수 있도록 기획했다.
방송통신위원회는 이번 회의의 주제인 ‘인터넷 경제의 미래’를 최첨단 IT로 구현한 ‘OECD 테마관’을 운영해 각국 장관을 비롯한 IT기업 CEO, 국제기구 지도자에게 인터넷 경제의 미래를 체험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는 한편, WIS와 연계시켜서 회의에 참석한 세계 3000여명의 글로벌 IT 리더가 전시회를 방문하도록 유도하고, 전시회 참가기업으로 하여금 글로벌 마케팅의 장을 활용할 수 있도록 기여했다.
이렇듯 올해 최대의 IT 종합전시회를 갖게 됐다는 점에서는 그 나름대로의 의미와 성과를 거두었다고 볼 수 있지만, 미국 CES나 독일의 세빗과 같은 세계적 전시회와 비교해 보면 아직까지 갈 길이 먼 것 같다. 국내 대기업의 적극적인 참여, 글로벌 기업의 참가 및 해외 바이어 유치, 다양한 신제품·신기술 경연장 마련, 최신 IT 이슈에 대한 국제 콘퍼런스 개최 등 더욱 더 많은 노력이 필요하다.
글로벌 기업 구글은 지난해 우리나라에 R&D센터를 구축하고자 할 때 “Why Korea?”라고 물었다. 구글은 ‘세계 최고의 IT 인프라, 우수한 인적자원, 얼리 어답터, 디지털 콘텐츠 산업의 확장’ 등을 스스로 꼽았다. 이러한 코리아의 역량을 전 세계인들이 찾아와서 보고 체험할 수 있도록, 또 이를 통해 온 국민이 함께 즐기는 그야말로 IT축제의 전시장을 이제는 준비해야 한다. 김신배 한국정보통신산업협회장
kimsb@skteleco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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