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과 엔터테인먼트는 이제 IT와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가 됐다. 특히 이들 분야는 양방향성이 중요하기 때문에 다양한 IT인프라, 플랫폼과 만나 시너지 효과를 발휘하고 있다.
공부는 학교에서만 한다는 생각은 이제 고정관념이 됐다. 언제 어디서나 유명 강사의 강의를 싼 가격에 집이나 차 안에서 혹은 거리에서도 받을 수 있는 시대다. 이 같은 교육의 변환을 가능케 한 것은 정보통신 기술이다. IT를 바탕으로 학교는 물론이고 생활 어느 곳에서나 학습을 할 수 있는 u러닝이 등장하고 있는 것이다.
초고속인터넷을 바탕으로 각종 PC와 노트북PC·PMP·MP3플레이어 등의 보급에 HSDPA, 와이브로 등 차세대 무선 통신의 등장은 학습에 일대 변혁을 일으켰다. PMP에 강의를 내려받아 지하철이나 버스 안에서 공부를 하는 모습은 흔히 볼 수 있는 광경이 됐다. 나아가 채팅을 통한 문답교육이나 가상세계에서의 학습 서비스도 등장했다.
우리나라의 u러닝 시장 매출액은 2002년부터 연평균 16.7%라는 높은 성장세를 기록하며 2006년에는 7700억원의 거대 시장으로 확대됐다. 특히 해외 시장은 2010년에는 538억달러의 거대 시장이 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엔터테인먼트 역시 이제 IT와 분리해서 얘기할 수 없는 분야다. 특히 게임은 다양한 플랫폼에서의 온라인 게임이 발전하고 있고 실감·체감형 게임으로 발전되고 있다. 실제 닌텐도 ‘위’를 비롯한 실감형 콘솔게임이 인기를 모으고 있고 별도의 컨트롤러 없이 생체신호를 바탕으로 게임을 할 수 있는 기술까지 등장하고 있다.
이어 콘솔게임이 온라인화하고 고기능 모바일 기기가 등장함으로써, 플랫폼 간 연동형 게임이 등장하는 등 새로운 형태의 온라인게임 서비스도 창출될 전망이다.
기술 발전과 함께 IT와 엔터테인먼트 융합시장도 이에 발맞춰 성장하고 있다. 삼성경제연구소에서 지난 2003년부터 2007년까지 국내 10대 히트상품을 조사한 결과, 2003년 디지털포토, 2004년 싸이월드 등 엔터테인먼트와 IT의 융합상품이 수위를 차지했다. 지난해에는 UCC가 1위를 차지하고 차이나펀드와 CMA를 제외하면 거의 모두 엔터테인먼트+IT 융합 산업이 히트상품을 석권하고 있다.
이에 통신업체를 필두로 PC업체, 솔루션 업체 등이 대거 엔터테인먼트 시장으로 진입하면서 IT와 엔터테인먼트 융합을 가속시켜가고 있다. 국내 최대 통신사업자 KT는 차세대 비전을 ‘미디어 엔터테인먼트 그룹’을 설정하고 공격적인 전략을 세우고 있다. 차세대 영상 주도권 확보를 위한 통신, 인터넷, 미디어 업체의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는 상황이다. 이미 음반 및 영화 산업의 주도권은 IT업계가 쥔 지 오래다.
손대현 한양대 엔터테인먼트 학과 교수는 “우리나라는 IT와 디지털 문화에 있어 선진국이며, 여기서 가장 중요한 키워드는 융합”이라며 “대중문화·예술·미디어·레저·관광뿐만 아니라 전 산업으로 확장되고 있는 엔터테인먼트가 IT와 결합함으로써 다양한 시장이 창출되고 있다”고 말했다
◆SK C&C
디지털 융합의 모습은 학교를 중심으로 빠르게 전개되고 있다. 그 대표적인 예가 디지털교과서 사업.
교육과학기술부가 추진하고 있는 디지털교과서 사업 덕분에 아이들은 앞으로 교과서와 참고서로 가득 찼던 책가방 대신 가벼운 단말기만 들고 다니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유비쿼터스 시대에 맞춰 기존 종이교과서를 대체할 신개념의 교과서가 등장하게 되는 것이다.
이런 추세에 맞춰 SK C&C(대표 윤석경)는 IT를 바탕으로 한 교육 기술 연구 및 사업화를 적극적으로 진행해 왔다. 지난해에는 디지털교과서 플랫폼과 영어·도덕·체육과 콘텐츠 개발 시범 사업을 진행했다. 디지털교과서 플랫폼이란 학교와 가정에서 시공 제약 없이 기존 교과서, 참고서, 문제집은 물론이고 동영상, 애니메이션 등을 학습자의 특성에 맞게 실행할 수 있는 운용체계(OS), 뷰어, XML 기반 등 제반 애플리케이션을 말한다.
SK C&C는 올해 들어서 교육과학기술부의 공모사업에 선정돼 국가표준플랫폼 개발사업을 진행하고 있으며 추가로 영어·사회과 콘텐츠 개발에도 나섰다.
SK C&C의 디지털교과서는 동영상과 플래시, 웹 콘텐츠 등 총체적인 자료 제공 기능을 제공하고 교과서는 물론이고 단어 및 용어 사전 등 필요한 자료의 검색 및 저장 기능도 담겨 있다. 이 외에도 노트 첨삭 기능으로 수업 중 메모를 할 수 있다. 또 교사에게 일대일 질문이 가능한 ‘쪽지 기능’을 구현한다.
향후 학생의 수준에 따른 평가 기능도 포함, 수준에 맞는 맞춤형 개별 학습을 할 수 있도록 개발할 예정이다. 일방적인 수업이 아니라 교사와 학생이 서로 의견을 주고받으며 심화학습을 하고 각종 동영상과 애니메이션, 가상현실, 하이퍼링크 등 다양한 멀티미디어 기능을 활용해 수업 참여 욕구를 높이는 데 주안점을 두고 있다.
SK C&C 제조서비스사업본부장인 김승환 상무는 “교과부가 최근 연구학교 4개교 288명 학생을 대상으로 디지털교과서 효과를 분석한 결과 성적 중간집단(25∼50%)에서 기존 교과서보다 높은 학업 성취를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면서 “디지털교과서사업을 바탕으로 IT 융합기술을 지속적으로 적용해 새로운 교육 서비스를 만들어 나가는 동시에 국내뿐 아니라 해외 시장 진출을 위한 동력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황지혜기자 gotit@
◆이러닝과 디지털 컨버전스
3년 된 PDA 휴대폰을 새 휴대폰으로 바꾸려고 인터넷 쇼핑몰을 뒤져 봤다. 최종적으로 정리한 나의 구매 조건 리스트는 동영상 감상을 위한 시원하고 큼직한 액정 화면, 500만화소 이상의 디지털 카메라 기능, 다양한 파일들을 볼 수 있는 뷰어 기능을 포함하고 있었다. 휴대폰 구매를 마지막 순간에 포기한 것은 그동안 사용하던 일정관리 프로그램과의 연동 기능이 없다는 이유에서였다.
여러 가지 기능을 하나의 장치에 다 담거나 여러 가지 장치가 유기적으로 연계되는 시스템 기능을 제공하게 하는 것은 ‘모든 것은 하나로 돌아간다’는 불교에서의 화두와 같이 ‘디지털 분야에서의 융합’이라는 이름으로 거부할 수 없는 큰 흐름이 됐다. 특히 교육 분야에서는 다양한 형태의 융합이 발생하고 있다. 이러한 융합의 범위는 디지털 기기의 융합을 넘어서 소프트웨어와 서비스의 융합으로까지 이어지고 있다. 다양한 종류의 단말기와 센서가 연계돼 언제 어디서라도 일관된 교육 환경을 제공하는 유비쿼터스 러닝이 기본적인 융합의 형태였다면, 학습과 게임을 융합하려는 에듀테인먼트 또한 오랜 관심을 받아온 분야라고 할 수 있다.
이러한 관점에서 세컨드라이프의 출현은 신선한 충격으로 다가온다. 가상의 삼차원 공간에서 여러 가지 커뮤니티 활동이 가능하며 전문적인 지식이 없더라도 교육 목적으로 가상 공간을 활용할 수 있다. 세컨드라이프에서의 활동을 학습 관리 시스템의 하나인 ‘무들’과 연계하는 프로젝트도 진행되고 있다.
특히 눈여겨볼 사항으로는 다양한 활동과 서비스들의 융합을 들 수 있다. 학습활동을 일반적인 기업 활동, 커뮤니티 활동과 동일한 관점에서 바라볼 수 있다는 것이다. 이러한 시스템이 개발된다면 그야말로 커뮤니티 활동과 교수 학습활동, 기업 활동을 모두 연계하고 각 활동간에 발생한 지식들을 연계 처리할 수 있는 환경이 구축된다. 실제로 기업 활동에서의 많은 부분이 학습 활동과 관련 있는데 최근 많은 기업이 회사의 자산을 지식으로 보고 기업 활동 중 많은 부분을 학습활동과 효율적이고 자연스럽게 연계하는 방법들을 모색하고 있다.
모든 것이 하나로 돌아간다면 그 하나는 어디인가. 대답은 의외로 간단할 수 있다. 다양한 기술과 새로운 체제는 결국 이러한 것들을 성취하기 위한 도구로서의 역할에 지나지 않는다. 이러한 인간 공통 심리와 현상들은 오랜 기간을 통해서 많은 방법과 지식 자산으로 이미 형성돼 있다.
과거에는 수렵과 농경을 위해 협력 했지만 이제는 위키·블로그·트위터 등을 사용해 지식과 정신 활동을 위한 협업하고 있다. 이러한 기술은 집단 지성의 활용에 날개를 달아줬다. 교육에서의 컨버전스는 인류가 오랫동안 살아오면서 생존과 진화에 필요했던 가장 기본적인 욕구를 달성하기 위한 효과적인 기술과 방법을 발견하고 응용하는 데 성공 여부가 달려 있음을 알 수 있다.
허원 공주대학교 전기전자제어공학과 교수 wonho@kongj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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