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과부 산하 출연연 기관장, 교체 폭 줄이며 `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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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교육과학기술부 산하의 정부출연연구기관장과 상임감사가 제출했던 일괄사표에 대한 처리 방향이 나왔다.

 4일 관련기관 등에 따르면 정부는 이미 사표를 수리한 한국한의학연구원(KIOM) 원장과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상임감사에 이어 양병태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KISTI) 원장, 이상기 한국생명공학연구원(KRIBB) 원장, 신재인 국가핵융합연구소(NFRI) 소장의 사표를 수리한 것으로 확인됐다. 그러나 재신임 쪽으로 가닥을 잡았던 양명승 한국원자력연구원(KAERI) 원장의 사표는 갑자기 재심의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나머지 기관장이 제출한 사표는 반려됐다.

 교과부 관계자는 “출연연 기관장과 상임감사에 대한 사표수리 여부를 일괄 발표할 예정이었으나, 각 기관에 개별 통보하는 것으로 마무리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최종 사표 수리결과 연내 임기가 만료되는 기관장(3명)과 최근 임기 만료에 따라 새로 선임된 기관장(3명)을 빼면 사실상 절반 이상이 교체된 셈이다. 정부가 공식 발표를 하지 않는 것도 전례 없이 연구기관장의 사표를 수리하는 데 따른 부담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사표가 수리된 양병태 KISTI 원장은 임기가 1년 이상 남았고, 신재인 NFRI 소장은 약 3개월의 임기가 남은 상태였다. 특히 생명연 이상기 원장의 경우 임기가 한 달여밖에 남지 않았지만, KAIST와의 기관 통합 등의 문제가 첨예한 상황에서 사표가 수리돼 향후 논란이 예상된다. 앞서 사표가 수리된 KIOM 원장도 임기가 1년 이상 남아 있었고, 재심 중인 양명승 원자력연구원장은 2년 이상 임기가 남아 있다. 사표가 수리된 기관은 절차에 따라 공모를 거쳐 신임 원장을 선출하게 된다.

 한편 이 과정에서 정부가 일정한 원칙도 없이 사표 수리 여부를 결정했다는 빈축을 사고 있다. 전문성이 요구되는 연구기관의 장을 정치적인 이유로 사표를 처리하는 것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되고 있다.

 실제로 정부의 사표수리 방향이 알려지자 출연연 관계자들에게서는 불만의 목소리가 터져나오고 있다.

 출연연 한 관계자는 “기관평가 성적이 저조하거나, 정치색이 있는 것도 아닌데 뚜렷한 원칙과 이유도 없이 사임을 요구한다”며 “한의학연구원장만 해도 과거 정부기관에서 근무했다는 것을 빼면 기관발전 등에 큰 기여를 했는데도 교체돼 기준이 무엇인지 모르겠다”며 정부의 결정을 비난했다.

 또 다른 관계자도 “전 정권과 연관이 조금이라도 있으면 바꾸는 것 같다”며 “하지만 전문성이 필요한 분야에서 실력을 인정받는 사람까지 일방적으로 바꾸는 것은 문제”라고 지적했다.

  권건호기자 wingh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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