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익성 악화를 만회하기 위해 과도한 보조금 경쟁을 자제하겠다”.
“경쟁사의 고객을 빼오기 보다는 시장 전체 파이를 키우는데 주력하겠다”.
이 말은 분기 실적 발표 때마다 SK텔레콤, KTF, LG텔레콤이 三口同聲으로 외쳐온 말이다.
이 말은 빈말에 그쳤다. 이통사들은 시장 파이를 키우기 보다는 경쟁사의 고객을 끌어오는데 주력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말로만 시장 질서를 외치고 실제로는 경쟁사 고객 뺏기에 불과한 소모적 땅따먹기 싸움을 매달 되풀이하고 있다.
한국통신사업자연합회가 집계한 올 4월까지의 이동통신 번호이동 가입자 통계가 이를 입증해 주고 있다.
이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4월까지 이동통신 시장에서 번호이동을 한 고객은 총 3백20만여명.
이는 같은 기간 SK텔레콤, KTF, LG텔레콤 등 이통3사가 확보했다고 발표한 신규가입자 729만여명의 44%에 해당하며, 전체 이통시장 증가 규모인 100만여명보다 3배 가량 많은 수치다.
이기간 동안 SK텔레콤은 총 118만여명의 경쟁사 고객을 자사 고객으로 유치했다. 특히 SK텔레콤은 KTF로부터 98만여명을 빼오고 LG텔레콤으로부터 20만여명을 가져왔다.
KTF는 같은 기간 동안 135만여명의 타사 고객을 유치하느라 힘을 썼다. 이중 SK텔레콤으로부터 96만여명을, LG텔레콤으로부터는 39만여명을 자사 고객으로 각각 유치했다.
LG텔레콤은 같은 기간 동안 SK텔레콤에서 20만여명의 고객을 빼왔으며 KTF 고객 46만여명을 자사 고객으로 돌려놓는데 성공했다.
즉 SK텔레콤은 KTF의 싸움에서 98만여명의 고객을 유치한 반면 96만여명을 내줬다. 결국 2만명 정도의 고객을 뺏어오는 전과를 올린 셈이다.
LG텔레콤과의 싸움에서는 20만여명을 유치하고 도로 20만여명을 돌려줬다. 제로섬 싸움을 한 셈이다.
KTF는 LG텔레콤과의 전쟁에서 39만여명을 빼앗아 오는데 성공했지만 반대로 46만여명이라는 귀중한 고객을 잃어버렸다. 참담한 전과다.
올해 1분기 동안 이동통신 3사가 마케팅 전쟁에 쏟아 부은 돈은 무려 1조5000억원 정도다. 이처럼 천문학적인 돈을 쏟아 붓고 얻은 전과 치고는 너무나도 초라하다.
물론 이동통신 시장이 포화돼 어쩔 수 없이 경쟁사의 고객을 빼올 수밖에 없다는 현실을 인정하더라도 실제 새내기 가입자 보다 번호이동 가입자가 3배 이상 많다는 점은 이동통신사의 가입자 뺏기 경쟁이 도를 넘었다고 밖에 볼 수 없다.
더욱이 주목해야 될 점은 보조금 규제 폐지이후 시장 안정을 내세우면서 이통3사들이 의무약정제를 실시하고 있지만 그 효과가 매우 미약하다는 점이다.
이달 현재도 이같은 ‘휴대폰 鬪狗’는 계속되고 있다.
아직 한달이 채 지나지도 않은 시점(26일)에서 86만명이 번호이동을 실시, 이미 지난달 번호이동 수(82만명)을 넘어서고 있다.
더욱이 이 수치는 올 1월(52만명),2월(66만명)의 수치보다 훨씬 많다.
이같은 이통3사의 행태와 관련, 증권가 애널들은 “고질적인 고객 뺏기 싸움이 진정되지 않을 경우 2분기 이통사 실적도 개선될 지 의문”이라면서 “매번 반복되는 ‘보조금 자제’가 립서비스에 머물지 않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전자신문인터넷 조정형기자 jenie@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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