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통사, 논DRM 서비스…직배사와 협상이 과제

 SKT·KTF 양대 이통사가 논DRM 서비스를 제공하게 되면 음원 시장에서 영향력이 얼마나 커질지가 관심사다.

 도시락과 멜론의 유료가입자 수는 채 100만도 되지 않는다. 랭키닷컴의 최근 조사에서 각각 1위와 3위를 기록하고 있지만, 벅스·엠넷미디어·소리바다 등 업체와 크게 차이를 나타내지는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이통사들이 논DRM서비스로 돌아선다면 상황은 달라진다. 현재 소리바다·송사리 등의 P2P업체와 엠넷닷컴·쥬크온 등의 음악전문서비스 업체가 일부 논DRM 음원을 공급하고 있지만 저작권 확보의 어려움을 반쪽짜리 서비스를 제공하는 상황이다. 중소업체들은 위기를 느낄 수밖에 없다.

 한 음악서비스업체 임원은 “이통사 모두 음원 유통사를 자회사로 두고 있어, 음원 확보에서 월등히 유리할 것”이라며 “음악 시장이 이통사 중심으로 재편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와는 별도로 불법 사용자를 양성화된 시장으로 끌어들일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도 있다. 멜론·도시락 등이 저작권 보호를 위해 채택한 DRM이 재생기간, 기기에 제한을 둬 사용자에게는 불편 요소였고, 이는 사용자를 유료 시장으로 끌어들이지 못하는 한계였다.

 신은향 문화체육관광부 저작권산업팀 서기관은 “논DRM이 정답은 아니겠지만 어느 정도 불법 사용자를 합법 시장으로 불러들이는 효과는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양대 이통사의 논DRM 서비스 도입이 시장에 미칠 파장이 만만치 않지만 아직 넘어야 할 산도 많다.

 논DRM 파일을 월정액으로 제공하는 서비스 모델은 우리나라가 거의 유일하다. 해외직배사의 한국 지사들은 월정액제 모델에 논DRM 서비스를 도입하는 것에 대해 “아직 방침이 정리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가장 먼저 풀어야 할 과제가 소니뮤직·EMI·유니버설·워너뮤직 등 해외직배사와 음원 권리자와의 협상이다. 해외직배사들은 아이튠스·아마존 등에 논DRM 음원을 제공할 때 곡당 요금을 부과하도록 하고 있다. 또, 논DRM 음원은 DRM이 있는 음원에 비해 1.5배가량 비싼 가격에 판매된다. 무한복제의 가능성을 전제로 하는만큼 소비자에게 그 대가를 치르고 선택을 하게 하는 것이다.

 한 직배사 한국 대표는 “논DRM 서비스 도입 이야기를 들었지만 본사에서도 유례없는 서비스여서 아직 대답할 단계가 아니다”고 말했다.

 정산 기준을 정하는 것도 문제다. 문화체육관광부가 공고한 징수 규정안은 신탁 3단체에만 해당되는 안이어서 이에 속하지 않은 저작권자에게는 일괄적으로 적용하기 어려운 현실이다. 여기에 저작권자마다 이해관계가 다르기 때문에 형평성과 특수성을 고려하면서 균형점을 찾는 것도 쉽지 않다는 전망이다.

 이수운기자 per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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