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이블TV 시청자 권익을 보호하고 사업자와 시청자간 커뮤니케이션을 담당하는 전담기구가 발족됐다.
한국케이블TV방송협회(회장 유세준)는 27일 ‘케이블TV 시청자협의회’ 킥오프 회의를 개최, 초대 위원장에 홍기선<사진> 전 고려대 교수와, 부위원장에 강정화 한국소비자연맹 사무총장을 선임했다.
케이블TV 사업자 전체를 아우르는 ‘시청자협의회’는 이번이 처음이다.
협의회는 송종길 경기대 교수와 윤석민 서울대 교수, 김재옥 소비자시민모임 회장, 김천주 대한주부클럽연합회 회장, 권영태 한국소비자원 상임이사, 신희운 대한YWCA연합회 부회장, 한상혁 법무법인 정세 변호사, 홍찬식 동아일보 논설위원, 강대관 HCN 대표이사, 김종훈 매일경제TV 부사장, 성기현 케이블TV협회 사무총장 등 13명으로 구성됐다.
협의회는 이날 격월로 회의를 개최키로 결정했다.
협의회는 △시청자 입장 대변 및 고객만족 실천 경영 촉구 △시청자 권익 침해 규제에 대한 의견 제시 △방송편성 및 서비스에 대한 시청자 의견 전달 △케이블TV 관련 민원 의견청취 및 시정요구 등의 활동을 펼칠 예정이다.
홍기선 초대 위원장은 “케이블TV 사업자가 시청자와 적극 소통하겠다는 의지를 보여주고 있어 기꺼이 협의회에 참여했는데, 회장직까지 맡게 돼 소임이 무겁다”며 “시청자가 원하는 것을 실제 현장에서 원활히 받아들여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뉴스의 눈
케이블TV 사업자는 그간 고객 동의없는 일방적인 채널 변경과 요금 인상, 무책임한 A/S로 적지않은 시청자로부터 불만을 야기했다. 또 이른 바 ‘낯뜨거운’ 선정적 프로그램을 경쟁적으로 방영, 대책없는 ‘저질 방송’이라는 여론의 따가운 시선도 피할 수 없었다.
비록 종합유선방송사업자(SO) 및 방송채널사용사업자(PP)가 개별 사업자 차원의 옴부즈맨 제도와 시청자협의회 등을 운영했지만 ‘미봉책’이라는 지적이 팽배했다. 케이블TV 전반에 대한 부정적·비판적 시각을 불식시키는 데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었다.
‘케이블TV 시청자협의회’ 발족은 이같은 문제를 일시에 해결하겠다는 케이블TV 사업자의 합의된 의지에서 비롯된 것으로 풀이된다. 뿐만 아니라 더 이상 늦출 수 없다는 절박감도 묻어난다.
IPTV를 앞세운 거대 통신 사업자와 유료방송 주도권 경쟁이 불가피하지만 케이블TV에 대한 시청자 평가가 갈수록 낮아져 시청자의 마음을 사로잡지 못하는 한 유료경쟁 자체가 불가능할 것이라는 인식이다.
이 같은 판단은 협의회 인사 면면에서도 드러난다. 위원 13명 중 5명이 한국소비자연맹 ·소비자시민모임 등 시청자와 소비자 입장을 대변하는 시민사회 단체 소속이다.
즉, 케이블TV 사업자가 내부적으로 자정 노력을 전개하는 동시에 외부로부터 가감없는, 날카로운 비판과 지적을 액면 그대로 수용하겠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케이블TV 시청자협의회’가 시청자의 케이블TV 관련 불만을 해소, 케이블TV 사업자가 올해 초 내건 ‘고객만족 실천경영을 통한 제2 창업’을 앞당길 지 주목된다.
김원배기자 adolfk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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