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부, 기관장 인선 왜 서두르나

 문화체육관광부(장관 유인촌)가 ‘산하기관 통폐합 후 기관장 선임’이라던 당초 계획과 달리 상반기 중에 현재 공석이거나 임기가 만료되는 기관장에 대한 후임 인사를 마무리할 계획이라고 발표, 그 배경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유인촌 장관은 이달 초 기자간담회를 통해 “산하기관 통폐합이 어떻게 이루어질 지 모르는 상황에서 공석인 기관장을 선임하는 것은 무리가 있다”며 “현재 공석인 기관장은 산하기관 통폐합 이후에 선임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문화체육관광부는 25일 국민체육진흥공단과 아리랑TV·예술의전당·저작권위원회·한국문화예술교육진흥원·영화진흥위원회·영상물등급위원회·한국방송광고공사 등 현재 기관장 자리가 공석으로 비어있거나 상반기중에 기관장의 임기가 만료되는 기관을 대상으로 내달말까지 신임 기관장 선임을 마무리할 계획으로 기관별 공개 모집 또는 추천 등의 절차를 통한 인선작업을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현재 기관장이 공석인 곳은 국민체육진흥공단·아리랑TV·예술의 전당·저작권위원회·한국문화예술교육진흥원·영화진흥위원회·영상물등급위원회·한국방송광고공사 등이다.

 이에 대해서는 몇가지 추측이 가능하다. 우선 문화부가 산하기관 통폐합 작업이 혼선을 빚으면서 상당기간 지연될 것으로 예상되자 산하기관의 업무 정상화를 위해 ‘기관장 선임 후 통폐합’으로 방향을 선회한 경우다. 최근 광우병 파동으로 정부가 애를 먹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꽤 설득력 있어 보인다. 실제로 최근 문화부의 경우 유사한 기능을 하는 산하기관은 하나로 통합한다는 대원칙만 세워놓고 세부적인 통폐합 방안에 대한 논의는 뒤로 미뤄 놓은 것으로 알려졌다.

 산하기관 통폐합 방안을 이미 확정한 경우도 상정해 볼 수 있다. 장관이 취임 100일이 되는 내달 9일께 산하기관 통폐합 방안을 종합적으로 발표키로 한 만큼 그 이전에는 통폐합 작업을 완료하고, 이 시점을 전후해 기관장 선임을 마무리 짓겠다는 의도로 해석할 수 있다. 이 경우 언급한 기관은 통폐합 대상에서 제외됐거나 통폐합이 되더라도 주축 기관이 될 것임을 암시한다고 볼 수 있다.

 통폐합 일정과는 관계 없이 산하기관의 요구나 필요에 의해 기관장 선임에 나섰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는 없다. 현재 기관장이 공석인 기관의 경우 통폐합되면 없어지는 것이 아니냐는 불안감 때문에 제대로 된 업무를 수행할 수 없는 공황상태에 빠질 수 있다. 이같은 상황에 대한 방지 차원에서 기관장 선임을 서두는 것이 아니냐는 분석이다.

 한편 내달중에 임기가 끝나는 저작권위원회위원장에 대해서는 내달 중에 해당 기관별 추천위원회를 구성해 신임 기관장을 영입할 계획이다.

 이밖에 5배수로 압축한 후보를 대상으로 22일 장관 면담을 진행한 영화진흥위원회 위원장을 비롯해 영상물등급위원회 위원장과 한국방송광고공사 사장에 대한 인선도 이달말이나 내달초까지는 마무리 짓기로 했다.

김순기기자 soonkk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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