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인은 사업의 매개체(Vehicle)라고 표현할 수 있어요. 공기가 소리를 전달하는 매개체듯 와인은 사업을 원활하게 풀어주는 매개체죠.”
전완택 퀘스트소프트웨어코리아 사장은 인터뷰 내내 ‘Wine is Vehicle’이란 표현을 쓰며 사업에서 와인은 조력자일 뿐 궁극적인 목적은 아니라고 설명했다.
그는 퀘스트소프트웨어로 오기 전 레가토시스템스에 근무할 당시 에피소드를 소개했다. 중국에서 본사 영업총괄부사장을 비롯한 800여명의 직원과 저녁식사를 했다. 중국 지사장은 그날 저녁 그곳에 방문한 임원을 위해 ‘만리장성’이라 불리는 그 지역 와인을 준비했다. 하지만 와인마니아였던 영업총괄부사장은 만리장성을 한 모금도 마시지 않았다고 한다. 그 모습을 보고 있던 전 사장은 영업 실적이 좋아 부상으로 받았던 프랑스산 와인을 땄고 무거웠던 테이블 분위기는 밝아졌다.
“인생은 짧으니 나쁜 와인을 마실 시간이 없죠. 부사장이 그렇게 말하며 와인을 마시더라고요. 그 일로 그 부사장과 매우 친밀한 사이가 됐어요. 때와 장소에 잘 맞는 매개체가 필요해요.”
전 사장은 와인을 영업에 잘 이용한다. 그는 고객과 함께하는 와이너리 투어의 베테랑이다. 미국 새너제이에 거주하면서 캘리포니아 지리를 꿰뚫어 그의 투어 운영 실력은 여행사 직원 수준이다. 중요한 고객과 비즈니스 행사가 끝나고 나면 하루 동안 와이너리 투어를 함께하는 것이 전 사장의 오랜 영업 노하우라고 귀띔한다.
“고객이나 파트너사와 함께 와이너리 투어를 하면서 와인 공부를 하죠. 요즘 와인 스트레스 받는 사람이 많기 때문에 그런 기회를 통해 자연스럽게 가까워지면 좋죠. 와인에서 공통적인 맛을 느끼면 더욱 친밀해진 느낌이라고 할까요.”
한자리에서 다른 품종의 와인을 즐길 수 있는 와이너리 투어는 초보자들도 와인의 다른 맛을 구별할 수 있는 기회라 인기가 높다. 전 사장은 그런 기회를 제공하면서 고객이나 파트너와 더욱 돈독한 관계를 유지한다.
전 사장은 직원들과 회의할 때도 와인을 빼놓지 않는다. 무슨 술을 마시며 회의냐고 하지만 그는 여의도 63빌딩 꼭대기 와인바를 오후 회의실로 사용했다. “2주에 한 번씩 2시간 동안 와인과 함께하는 회의를 했죠. 창조적인 아이디어가 번뜩이는 회의가 되던걸요. 와인은 이야기를 끌어내는 힘이 있잖아요.”
전 사장은 짙은 루비색 칠레산 하라스 엘레강스 카베르네 소비뇽을 음미하곤 “이런 와인을 혼자 마시는 건 혼자 골프하다 홀인원하는 것과 같다”며 함께 즐기는 와인의 매력에 즐거워했다.
김인순기자 insoon@
사진=박지호기자 jihopress@
◆전완택 사장의 추천와인
와인: 하라스 엘레강스 카베르네 소비뇽
빈티지: 2003년
생산국 및 지역: 칠레 마이포밸리
종류: 레드(red)
포도품종: 카베르네 소비뇽 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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