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월 11일 부산 서구 동대신동의 빌라에 거주하는 정모씨는 택배가 도착한다는 문자메시지를 받았다. 같은 날 낮 12시쯤 택배사원이라는 방문객의 말에 별 의심 없이 문을 열었으나 그는 강도로 돌변해 450만원 상당의 금품을 갈취했다.
택배를 위장한 강도사고가 심심찮게 발생하자 고객과 택배사원의 접촉이 불필요한 ‘무인택배시스템’ 이 관심을 끌고 있다. 아파트 입구 등에 설치된 무인택배함은 사람을 대신해 각종 택배화물을 수취, 발송할 수 있다. 배송사원은 터치스크린으로 해당 동·호수를 입력한 뒤 화물 크기에 적절한 택배박스를 골라 화물을 집어 넣는다. 배달물이 보관되면 입주자의 홈네트워크로 택배수령 사실이 통보되고 주민은 비밀번호를 입력하거나 교통카드, 신용카드등을 이용해 물품을 찾을 수 있다.
한진(대표 석태수)은 무인택배시스템 업체인 헤드와 함께 다음달 초 서울 잠실 시영 재건축 아파트(6864세대)와 경기도 평택의 롯데인벤스(540세대)에 무인택배함을 설치할 계획이다. 또 올해 완공 예정인 556세대 규모의 오피스텔인 일산 우인아크리움빌 1차에도 무인택배함을 설치중이다. 가격은 기본 6500원부터다.
대한통운, CJ GLS 등 주요 택배업체들도 한진의 무인택배시장 진출에 주목하고 있다.
이윤조 한진 택배영업기획팀장은 “지난해 서울 목동과 부산 민락동 하이페리온 아파트 총 2천여 세대에 무인택배 보관함을 시범 설치해 본 결과 시장성이 충분하다고 판단했다”며 “2010년까지 약 10여만 가구로 설치를 확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서울 목동 하이페리온에 거주중인 한 모씨(43,여)는 “아파트 내에 사물함을 배치해서 고객이 시간에 구애 받지 않고 택배를 자유로이 보내고 받을 수 있다”며 “특히 범죄 예방차원에서 낮에 혼자 있는 주부들에게 안성맞춤”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관련업계는 한진이 제시한 6500원이라는 가격에 대한 소비자들의 반응을 지켜봐야 한다는 입장이다. 조정훈 대한통운 과장은 “문제는 소비자들의 택배가격에 대한 심리적 저항선”이라며 “관련 업계에서 사업제안은 들어온 상황이며 현재 시장상황을 분석중이다”고 밝혔다.
이동수 CJ GLS과장은 “무인택배시스템은 현재 시장상황이 정체된 국내 택배업계에 새로운 부가서비스로 기능할 것”이라고 전제한 뒤 “현재 관련인프라를 택배업계가 아닌 건설사가 주도하는 상황이라 협력이 절실하다”고 주장했다.
택배업계는 올해 무인택배 시장을 100억 규모로 예상하며 2010년까지 1000억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일본은 신축 아파트의 경우 95% 이상이 무인택배시스템을 도입하는 등 시장이 활성화 된 상황이다. 2004년 일본 시장조사업체인 MDB넷이 20∼59세 남녀 441명을 상대로 분양된 아파트에서 제일 갖고 싶은 설비가 무엇이냐는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초고속인터넷’이 라고 응답한 사람이 87.3%로 1위를 차지했고, 무인택배함을 꼽은 사람이 61.9%로 2위를 차지한 만큼 인기가 높다.
정진욱기자 cool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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