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TC 국산화 노력 물거품

 2차전지의 핵심 부품인 과전류보호소자(PTC) 국산화 노력이 표류하고 있다.

20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국내에서 PTC를 생산하던 LS전선과 신화인터텍이 PTC 사업을 중단하면서 이 분야 세계 1위인 미국 타이코레이켐의 독주 체제가 이어질 전망이다.

타이코레이켐은 세계 PTC 시장의 80% 정도를 차지한 회사다. 2004년에 이 회사의 2차전지 PTC 관련 특허가 만료되면서 LS전선과 신화인터텍 등의 국내 업체들이 자체 개발을 통해 시장에 뛰어들었다. 개별적으로 사업을 벌이던 LS전선과 신화인터텍은 지난해 시장 공략을 위해 공동 생산과 영업 등을 골자로 한 제휴를 맺었다. 당초 두 회사는 신화인터텍이 개발과 생산을 맡아 제품을 LS전선에 공급하고 LS전선이 영업을 담당하기로 합의했다. 미국·대만 등 해외 업체와 가격 경쟁이 쉽지 않다고 보고 공동 생산을 통한 규모의 경제를 실현, 가격 경쟁력을 높이겠다는 전략적 판단이었다. 두 회사는 생산라인도 통합해 월 600만개 수준의 생산 능력을 갖출 것으로 기대됐다.

그러나 두 회사가 다른 사업 분야에 힘을 쏟고 담당 임직원들도 퇴사하면서 PTC 사업이 허공에 뜨게 됐다. 이 와중에 양사의 제휴도 추진 1년 만에 결렬됐다. LS전선은 사업을 줄여나가는 수순을 밟았으며, 정부 과제로 개발을 진행했던 신화인터텍도 관련 사업을 완전히 정리했다.

결국 두 회사가 오랜 시간 비용과 인력을 들여 개발한 기술이 사장되고 2차전지 부품소재의 대외 의존도가 더 커진 셈이 됐다. 외국계 기업이 시장을 장악한 상황에서 수익성이 불투명한 분야에 투자를 지속하기가 힘들었던 것으로 풀이된다. 신화인터텍은 관련 기술의 이전 희망 기업을 찾고 있다. 이 회사 관계자는 “장래 시장성과는 별개로 적자 사업부 정리를 위해 불가피하게 포기했다”고 말했다.

PTC는 휴대폰 전지나 인쇄회로기판(PCB)·충전기 등의 전기회로에서 과전류를 방지해 회로를 보호하는 부품으로 국내 시장 규모는 약 1000억원대로 추정됐다.

한세희기자 hah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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