풀브라우징이 휴대폰 인터넷의 대중화를 이끌 기폭제로 부각되고 있는 가운데 이동통신 3사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풀브라우징 서비스는 최근 LG텔레콤이 `OZ` 출시하면서 불붙기 시작한 신개념 무선인터넷 서비스.
LG텔레콤은 서비스 개시 한달 만에 무려 10만 가입자를 끌어당기는 기염을 토했다.이 서비스가 이처럼 호응을 얻을 줄은 사실 LG텔레콤도 긴가민가했을 정도다.
예상외로 풀브라우징 서비스가 고객들로부터 커다란 반향을 불러 일으키자 LG텔레콤보다 앞서 유사한 서비스를 선보였던 SK텔레콤도 부랴부랴 서비스(모바일웹 서핑) 존재를 알리는 시작했다.
기실 SK텔레콤은 이미 지난해 풀브라우징에 버금가는 서비스를 출시했으나 여기에 공을 들이지 않았다. 그 까닭에 SK텔레콤이 풀브라우징 서비스를 하고 있는 지를 아는 네티즌은 극소수에 불과할 정도다.
그러던 SK텔레콤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LG텔레콤이 `OZ`로 풀브라우징에서 선전하는 데다 KTF 마저 오는 6월경에 풀브라우징 서비스에 동참할 뜻을 내비치고 있어 풀브라우징은 이제 이동통신 서비스 시장의 핫키로 부각됐다.
하지만 풀브라우징 서비스 활성화가 이통사 입장에서 마냥 반가운 일만은 아니다. 풀브라우징 서비스가 대중화된다는 것은 그동안 공들여온 자사의 무선포탈(네이트, 매직엔, 이지아이)의 힘을 약화시키는 부메랑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이통사들은 풀브라우징 서비스를 기획하면서 자사 무선포탈의 지위 하락과 사업영역 중복에 따른 시장잠식 효과 등을 우려해 왔었다. SK텔레콤이 유사 풀브라우징 서비스를 내놓고도 마케팅에 주력하지 않은 이유가 여기에 있다고 볼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통사들이 풀브라우징 서비스를 추진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가장 결정적인 이유는 자사 무선포털 중심으로 운영되어온 휴대폰 인터넷의 성과가 그리 신통치 못했기 때문이다. 휴대폰 인터넷을 폐쇄적으로 운영해 온 이통사들은 자사의 무선포탈의 지위를 지키는 데는 성공했지만 휴대폰 인터넷 전체의 부진이라는 결과를 초래했었다.
결국 이통사들은 휴대폰 인터넷 활성화를 위해 자사 포털의 피해를 감수하고 망개방과 풀브라우징 활성화라는 선택을 한 셈이다.
한 이동통신 관계자는 “휴대폰 인터넷에 대한 패러다임이 과거와는 많이 바뀌었다”며 “과거의 경우 자사 무선포탈을 통해 수익을 올리는 방안이었지만 지금은 이보다는 휴대폰 인터넷 자체를 활성화해 이에 따른 데이터 수익료 자체를 올리는 방향으로 바뀌고 있다”고 밝혔다. 풀브라우징으로 무선포탈 수익에 타격은 있겠지만 서비스 활성화로 데이터 수익료가 증가할 수 있다는 것, 이동통신 망 제공 사업자 본래의 모습을 찾아간다는 의미다.
그러나 최근의 풀브라우징 전환 움직임이 당장 이통사 무선포탈의 침체로 이어질 가능성은 낮다. 업계에서는 풀브라우징이 아직 얼리어답터들 사이에서 화제가 되고 있어 보편적 서비스로 자리잡기 위해서는 상당 시간이 필요한 만큼 당분간은 무선포탈의 명맥은 유지될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무선포탈의 차별화 방안도 논의되고 있다. 앞서 LG텔레콤 ‘OZ’ 출시 기자간담회에서 정일재 사장은 “풀브라우징은 휴대폰 인터넷에서 검색과 다양한 콘텐츠를 제공하게 될 것이며, 무선포탈인 이지아이는 모바일게임, 음악, 배경화면 등 모바일 전문 콘텐츠의 채널로 활용될 것”이라고 밝힌 바있다.
전자신문인터넷 조정형기자 jenie@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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