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텍시스템스(대표 이환용)는 지난해 매출 420억원을 올린 터치스크린 분야 국내 1위 회사다.
이 회사는 지난 2000년 9월 이환용 현 대표와 강민구 전무가 ‘터치스크린에 우리의 미래가 있다’는 일념으로 공동 설립했다. 처음 3년간은 자금난 속에 고난의 시간을 보냈다. 터치스크린이 장치산업이다 보니 초기 투자가 많이 필요했기 때문이다. 이환용 사장은 “집도 맡기고 고소도 당하면서 앞이 깜깜해졌다”고 그 당시 상황을 회고했다.
하지만 좌절하지 않고 끊임없는 도전 끝에 2003년 7월 세계 최대 게임기업체인 IGT와 터치스크린 공동 개발 및 기술 라이선싱 계약을 맺는 데 성공했다. 지난 4월부터 게임기용 터치스크린을 본격 양산하면서 미국에 수출해오고 있다. 디지텍시스템스는 3M이 장악한 게임기용 시장의 10% 정도를 가져왔다. 올해는 25% 이상으로 점유율을 늘려나갈 방침이다.
디지텍은 2005년 산업자원부 세계 일류상품 인증을 받으며 기술력을 널리 알렸고, 지난해 7월에는 코스닥 상장이라는 기쁨도 맛보았다.
올해는 매출 800억원을 목표로, 지난해 대비 두 배 성장하겠다는 각오다. 이를 위해 총 220억원을 들여 지난달 말 연건평 2000평 규모의 파주 신공장 건설을 끝내고, 다음달 본격 가동을 목표로 준비 중이다. 본사인 화성 공장이 내비게이션, PMP 등 휴대형기기와 각종 게임기에 들어가는 터치스크린을 생산한다면 파주 신공장은 휴대폰용 제품과 소재 생산에 집중할 계획이다.
파주 신공장은 휴대폰용 터치의 양대 축인 정전용량 방식(월 50만∼70만개)과 저항막 방식(월 150만∼200만개) 생산능력을 갖출 예정이다. 국내에 두 가지 방식을 모두 소화할 수 있는 회사는 디지텍시스템스가 유일하다. 떠오르는 터치폰 시장에서 진가를 발휘할 수 있는 이유다.
특히 터치스크린 패널의 핵심소재인 산화인듐주석(ITO)필름을 파주 신공장에서 직접 양산해 고품질 소재로 바람을 일으킬 예정이다.
이환용 사장은 “외산 소재를 수입해 사용하는 데는 원가 경쟁력에 한계가 있다”면서 소재 사업에 뛰어든 배경을 설명했다.
디지텍이 준비하는 것은 이것만이 아니다. 앞으로 성장성이 기대되는 48∼58인치급 대형 터치 패널과 함께 휴대폰에 부각된 UI도 개발 중이다. 하드웨어는 물론이고 소프트웨어까지 아우르겠다는 계획이다. 설성인기자 siseol@
◆인터뷰-이환용 디지텍 사장
“세계적인 터치스크린 패널 회사가 돼보자는 꿈을 이뤄가는 단계입니다.”
이환용 디지텍시스템스 사장(45)은 터치스크린 패널에서 국내 1위를 넘어 세계 1위로 우뚝설 수 있다는 자신감으로 상기됐다. 그의 머릿속에는 모바일용에선 세계 1위인 일본 닛샤를, 게임기용에선 세계 1위인 미국 3M과의 정면승부를 위한 전략들로 빼곡하다.
이환용 사장은 “전 세계에서 모바일과 게임기용 제품을 모두 만들 수 있는 회사는 우리밖에 없다”면서 “앞으로 갈 길이 멀었지만 이른 시일 내에 세계 1위업체를 따라잡는 게 목표”라고 설명했다.
그는 디지텍시스템스를 막 자란 막내 아들과 같다고 표현했다. 이 사장은 “사업 초기 너무 힘들어 300번이나 후회를 했다”면서 “이유식을 먹는 단계에서 이제 뜀박질을 할 수 있는 실력을 갖춰 뿌듯하다”고 했다. 여기에서 만족하지 않고 더 큰 꿈을 위한 그의 포부는 현실로 이어지고 있다. 설성인기자 siseo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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