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통신장비업체인 에릭슨의 한국 귀환이 시작됐다. 에릭슨이 한국 시장 공략을 위해 다시 두 팔을 걷어부친 것이다.
지난 1980년대 초 교환기 국산화에 기반기술 이전을 시작, 국내 교환기 시장에서 왕성한 활동을 하다 2000년 들어 교환기 유지보수를 제외하고는 거의 활동이 없었다. 1896년 고종황제의 최초 전화기 도입을 시작으로 113년에 달하는 인연의 재점화에 나선 것이다.
움직임도 단기 영업보다는 IMS, LTE 등 중장기 사업분야에 무게 중심을 두고 있다. 이에 따라 삼성전자, LG노텔 등 국내 주요 사업자들은 물론 알카텔-루슨트 등 통신사업자 시장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는 기업들과 치열한 경쟁이 재연될 전망이다.
◇대대적인 귀환 이벤트=에릭슨코리아는 지난 22일 오후 ‘에릭슨, 넥스트 퍼 유’라는 주제로 국내 통신관계자를 초청, 대규모 로드쇼를 개최했다.
SK텔레콤·KTF·KT 등 다양한 통신 사업자들을 초청해 저녁 늦게까지 이어진 행사에서 한국내 사업에 대한 강한 의지를 피력했다. 이 자리에는 본사의 최고마케팅책임자(CMO), 동북아조직 대표사장 등이 모두 참석했다.
◇신기술 장착, 지원군 합류=이번 귀환에서 에릭슨이 제시한 무기는 인터넷멀티미디어시스템(IMS), LTE(Long Term Evolution) 등 유무선통합(FMC) 환경에 맞춘 기술들이다. 최근 열린 통신관련 전시회에서 에릭슨이 중점적으로 선보이고 있는 기술이다.
그동안 인수합병을 통해 확보한 기업들도 이번 대열에 합류했다. 세계적인 통신장비업체 중 하나였던 마르코니, 광전송장비 전문기업인 레드백, 방송장비 분야의 탠드버그 등의 기업들이 에릭슨의 우산 아래 힘을 합칠 모양이다.
◇신구 인력 충원=변화를 주도하고 있는 인물은 지난해 한국 지사장으로 부임한 비욘 알든 사장. 이전까지 일본에서 근무했던 비욘 알든 지사장은 이전 에릭슨코리아 직원을 재소집, 새로운 진영을 갖추고 있다. 조만간 통신시장에서 잔뼈가 굵은 영업총괄 임원을 중심으로 새로운 조직들이 꾸며질 전망이다. 이 조직에는 올해 영업목표 ‘0’라는 파격적인 조건이다.
이와 관련 조만간 에릭슨에 합류하게 될 한 관계자는 “WCDMA 시장에서 고배를 마신 뒤 사실상 에릭슨의 한국 내 활동은 전무했던 상황”이라며 “올해부터 에릭슨의 공격적인 활동이 시작될 것”이라고 밝혔다.
홍기범기자 kbho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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