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종 약용식물의 추출물에 방사선 기술을 접목해 아토피 피부염 치료에 활용할 수 있는 기술이 국내 연구진에 의해 개발됐다.
한국원자력연구원 정읍방사선과학연구소 노영창 박사팀은 신개념 ‘아토피 피부염 치료용 패치’를 개발하는데 성공했다고 24일 밝혔다.
이 패치는 느릅나무·어성초 등 아토피 피부염에 효과가 있는 5가지의 토종 약용식물 추출물에 수용성 고분자를 혼합해 얇은 시트 형태로 만들고, 여기에 방사선을 조사해 만들었다.
방사선 조사란 방사성 동위원소에서 나오는 감마선을 식품에 쬐는 방법으로 살균·살충·발아억제·숙도조절용으로 쓰이는 방법이다.
연구팀은 아토피 피부염 치료에는 피부 건조를 막는 것이 중요한데 이번에 개발된 패치는 방사선조사 기술을 이용해 이 문제를 해결했다고 설명했다. 방사선 조사를 통해 패치에 수분이 함유될 뿐만 아니라 패치 표면에 수분증발 억제용 고분자막이 부착돼 수분과 천연추출물의 약효성분이 환부에 지속적으로 전달되게 했다.
또 화학약품 살균제를 일절 사용하지 않고, 방사선 살균 기술로 무균 처리하여 부작용을 최소화했다. 제조공정이 간편한 것도 장점이다.
연구팀이 개발된 패치를 동물 및 인체에 실험한 결과 아토피로 인한 피부염을 효과적으로 억제했으며 수분 증발을 억제해 긁어서 발생하는 2차 감염까지 막아주는 것으로 나타났다. 시제품을 아토피 피부염을 앓고 있는 어린이 및 성인에게 적용한 결과 많은 환자들이 빠르게 치유됐으며, 일부 환자의 경우 패치 사용을 중단한 후에도 호전된 상태가 1년 이상 지속되는 것으로 관찰됐다.
연구팀은 이번에 개발한 패치의 공식 임상시험이 완료되면 국내뿐 아니라 세계 시장에 진출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했다. 현재 의약외품으로 상품화를 추진하고 있으며, 국내 특허 등록 및 미국·일본·유럽 특허 출원을 했다. 패치 뿐만 아니라 로션 등 아토피 피부염용 화장품과 바디로션 등 목욕용품으로도 개발할 계획이다.
원자력연구원 임윤묵 선임연구원은 “충남대 의대에서 임상실험을 시작할 예정”이라며 “2년 정도의 임상실험을 마치면 극심한 고통을 겪는 아토피 피부염 환자의 고통을 크게 덜어줄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권건호기자 wingh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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