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황을 누리던 중국 IT산업의 성장세가 주춤하고 있다.
신화통신 등 주요 현지 매체들은 공업정보화부(옛 신식산업부) 발표를 인용해 중국 IT산업 성장률이 정체 국면에 진입했다고 24일 보도했다. 2006년 30%를 훌쩍 넘었던 성장률이 10%대로 떨어지면서 우려를 낳고 있다. 10%대 성장률 역시 낮은 성장률은 아니지만 이전 30%에 비해 크게 떨어진 것이다.
1분기 중국 전자 및 정보 산업은 1조600억위안(약 151조8700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전년 동기 대비 18.6% 증가한 수치다. 하지만 지난해 1분기 기록한 성장률보다 5.2%p 낮고 2006년 같은 기간보다는 무려 17.3%p나 낮다. 지난해를 통틀어 IT산업이 기록한 19.9%의 성장률보다도 낮다.
특히 18.6%라는 성장률은 전체 산업 성장률과 비교해도 4.1%p, 주요 산업군 성장률보다는 10%나 낮은 것이다. 중국 경제 성장을 이끌어온 IT산업의 비중이 점차 줄어들고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이유이다.
정체를 반영하듯 IT 분야에 대한 투자 역시 줄어드는 추세다. 1분기 설비와 같은 고정자산에 대한 투자는 전년 동기 대비 22.7% 늘어난 507억9000만위안(약 7조2244억원)에 달했지만 전년 같은 기간의 투자 증가율보다는 5.2%p 줄어들었다. 올 1분기 전체 산업의 투자 증가율보다도 4.1%p 낮은 수치여서 자금이 IT 이외 산업으로 옮겨감을 보여준다. 외국인 투자 역시 전년 대비 2.6% 감소한 469억위안(약 6조6711억원)을 기록했다.
공업정보화부는 오랜 기간 효자 노릇을 했던 브라운관 TV와 DVD 플레이어 등 전통적 전자제품 시장이 축소하고, LCD TV와 같은 첨단 제품은 아직 시장 전체를 이끌 힘이 부족하기 때문에 IT산업 성장이 주춤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실제 1분기 중국의 IT분야 수출은 전년 동기 대비 8%나 감소했다. 주요 수출 지역인 미국과 유럽에서 거둔 실적은 더욱 좋지 않다. 미국에 대한 수출은 24% 감소했고 영국에 대한 수출은 28%, 네덜란드에 대한 수출은 무려 44%나 감소한 것으로 조사됐다. 미국과 유럽 지역의 경기 침체와 함께 중국 내 생산비용 증가가 작용한 결과다. 공장이 즐비한 주강 삼각주(珠江三角洲)에서는 올 들어 많은 중소기업이 돈이 없어 문을 닫았다.
가오 수메이 공업정보화부 조사관은 “수년간 뜨거운 성장세를 보여온 중국 IT산업이 구조적인 조정국면에 들어선 것”이라며 “베트남과 인도 등 인건비가 싼 중국 주변 지역이 투자 환경까지 개선하면서 상당수 외국인 투자 기업이 중국을 떠나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정진영기자 jychu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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