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삼성전자 전무가 ‘열악한’ 해외 사업장에서 시장 개척 업무를 하며 삼성 경영권 승계를 위한 사전 준비에 나설 것으로 알려지면서 이 전무가 근무할 해외 법인이 어디인지에 관심이 집중됐다.
이 전무의 글로벌 전략 실행 및 경영능력 검증은 삼성의 후계구도와 직접 맞닿아 있다. 이에 따라 이 전무와 호흡을 맞출 해외법인에 주재 중인 고위 인사들에 대한 관심도 어느 때보다 높아지고 있다. 삼성 내부에서는 이 전무가 근무하게 될 법인에 대해 극도로 말을 아끼고 있는 상황이다.
지난 22일 발표 당일에는 이 전무가 나가게 될 지역으로 구주나 북미가 유력하게 검토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23일에는 열악한 해외 사업장에서 사업을 성장시키고 경영능력을 검증받기 위해서 브릭스(브라질, 러시아, 인도, 중국) 중 한 곳에 근무하게 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왔다.
삼성전자의 한 관계자는 “이 전무가 어느 사업장에서 근무하게 될지는 아무도 모르는 게 사실”이라며 “내달 있을 삼성전자 인사에서나 확정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유력하게 떠오르는 지역은 예상할 수 있다. 구주나 북미총괄은 이미 삼성전자가 가전과 휴대폰 등에서 큰 성과를 내고 있는 지역이어서 이 전무의 활동 폭이 크지 않을 수 있다. 신흥시장인 브릭스 지역이 주목받고 있는 것도 그런 이유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이 전무가 실제로 현장경영을 할 수 있는 지역으로 가게 될 것”이라며 “쇄신안에서 나온 열악한 지역은 시장 개척 자체가 쉽지 않은 지역을 의미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시장 현황과 이 전무의 이전 활동을 감안할 때 인도가 유력하게 떠올랐다. 이 전무는 작년 3월 인도법인을 찾아 현황을 보고받고 두 차례 삼성전자 사장단 회의도 제안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삼성전자는 북미·구주·중국을 포함해 총 9개의 총괄법인을 운영하고 있다. 책임자는 권역별 현지 마케팅·생산법인의 경영을 총괄하는 역할을 한다. 또 삼성 법인들의 영업활동을 관장하고, 실질적인 영업을 지휘한다. 또 현지 법인의 중장기 비전과 지속적인 브랜드 관리, 주요 의사결정 등의 역할을 수행한다.
삼성전자가 소니를 제치고 세계 평판 TV 시장에서 정상에 오르고 휴대폰 사업에서도 모토로라를 제치고 2위로 부상할 수 있었던 것도 해외 법인의 역할이 주효했다는 평가다.
양종석기자 jsya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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