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상거래업체, 아이핀 연내도입 추진

 옥션 해킹 사태가 전자상거래 산업 전반의 문제로 불거지면서 주민등록번호 대체 수단인 아이핀(i-PIN)을 조기에 도입하려는 업체들이 늘고 있다.

 정부의 아이핀 의무사용 조치 이전에 이 제도를 실행함으로써 고객들의 신뢰를 제고하겠다는 의도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주요 인터넷 쇼핑 업체들은 상반기 중 고객정보 체계 변경 일정을 확정하고 데이터베이스(DB) 수정 등의 작업을 거쳐 하반기에는 도입할 예정이다.

 이번 해킹 사태의 장본인인 옥션은 아이핀 중심으로 고객 정보 시스템을 변경하기로 하고 늦어도 내달 초까지 일정을 확정해 발표하기로 했다. 서민석 옥션 부장은 “아이핀 활성화를 위한 방안을 논의 중이며 이와 함께 신용정보회사 등과 협의해 ‘개인정보유출확인서비스’를 무료로 받을 수 있도록 조치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동안 아이핀 도입 여부를 놓고 고심하던 G마켓, 디앤샵, GS이숍, CJ몰, 인터파크 등 대형 인터넷 쇼핑몰 업체도 전환을 사실상 확정했다. CJ홈쇼핑 관계자는 “아이핀에 대한 검토는 이미 1∼2년 전부터 했으며, 이번 일을 계기로 도입하기로 확정한 것이며 관련 업계와 시스템 연동 상황 등을 보고 계획을 잡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업계는 전자상거래의 감시·규제 기관 등이 수사 및 세무행정 등을 위해 주민등록번호에 기반한 거래 정보를 요구하는 관행도 개선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전자상거래가 포털 등과 달리 돈이 오가는 것으로 조사 기관과 협력 관계를 가질 수밖에 없다”며 “아이핀 등이 실효성을 가지려면 정부 규제 당국의 조사 방법 등도 함께 변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아이핀이란 웹사이트 가입이나 성인 인증시 이용자가 주민번호를 개별 웹사이트에 제공하지 않으면서 본인을 확인할 수 있도록 만든 식별수단이다. 이용자는 주민등록번호 유출로 인한 개인정보 침해를 예방할 수 있고 사업자는 이용자 본인확인을 확인할 수 있다. 현재 네이버, 다음, MSN 등 일부 업체들만 회원가입 절차 시 활용 중이다. 아이핀은 그동안 홍보가 제대로 안 된데다 DB 변경 등에 돈이 든다는 이유로 제대로 시행되지 않고 있다.

   김규태·문보경기자 sta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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