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미디어 뜨거운 감자 `PAR`

　“케이블TV 사업자가 콘텐츠를 앞세워 위성방송을 차별했다. 이는 시정돼야 한다”(이몽룡 스카이라이프 사장)

　“PAR는 공영방송과 공익채널, 공공채널로 제한하는 것으로 충분하다.”(강석희 CJ미디어 대표)

　본격적인 방송통신 융합시대에 진입하고 있는 가운데 프로그램 동등 접근(PAR)이 뉴미디어 진영 최대 화두로 급부상하고 있다. 화두를 넘어 ‘뜨거운 감자’다.

　‘프로그램 동등 접근’이란 시청자가 케이블TV를 보든, IPTV를 보든, 아니면 위성방송을 보든 어떤 방송 플랫폼을 선택하더라도 전국적으로 인기 있는 프로그램이나 채널을 똑같이 시청할 수 있는 권리를 말한다.

　위성방송·IPTV 사업자가 일정 기준 이상의 시청자가 보고 있는 프로그램 및 채널은 반드시 제공하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는 반면에 케이블TV 사업자는 PAR를 강제하면 PP의 방송플랫폼 협상력이 무력화돼 수익성 악화 등의 우려가 있다며 맞받아치고 있다.

　◇ 왜 ‘PAR’ 쟁점인가=KT와 하나로텔레콤, LG데이콤 등 IPTV 사업자는 일정 기준 이상의 시청자가 보고 있는 채널은 반드시 IPTV에 공급하도록 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반면에 케이블TV 사업자는 서로 다른 방송 플랫폼을 통해 똑같은 프로그램을 제공하는 건 시청자의 볼 권리를 침해할 수 있다며 반박하고 있다.

　하반기 상용화를 앞둔 IPTV 사업자는 지상파 방송이나 케이블TV의 인기 프로그램 및 채널을 많이 확보할수록 가입자 유치를 보다 수월하게 할 수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

　IPTV 사업자는 이미 유료 방송 시장에서 지배적 위치를 선점한 케이블TV 사업자가 프로그램 및 채널 등 콘텐츠를 독점하려 하고 있다며 PAR를 강제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반면에 케이블TV 사업자는 IPTV 및 위성방송 사업자의 이 같은 주장을 수용하기 어렵다는 견해가 지배적이다.

　이관훈 CJ케이블넷 대표는 “PAR는 공영 방송에 적용할 문제지 유료 방송까지 아우르는 건 시장 논리에 맞지 않다”며 “케이블TV와 위성방송, IPTV 등 모든 방송 플랫폼이 똑같은 프로그램을 내보낸다면 무슨 의미가 있느냐”고 반문했다.

　◇IPTV 및 위성방송 ‘구애’ vs 케이블TV 사업자 ‘무덤덤’=지난 16일 방송통신위원회는 상임위원회 업무보고를 통해 IPTV사업자에 콘텐츠를 제공하는 사업자라면 따로 신고를 해야 하도록 규정했다.

　이에 따라 IPTV 사업자들은 실시간 방송을 비롯, 프로그램 및 채널 등 다양한 콘텐츠 확보를 위해 지상파방송 및 케이블TV방송계의 견제를 받을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IPTV 사업자가 자체 콘텐츠 확보를 비롯, 해외 프로그램 유치 등 자구책을 마련하고 있는 가운데 시청 경쟁력을 갖춘 프로그램 및 채널을 운용하는 방송채널사용사업자(PP)를 대상으로 한 ‘구애’ 공세가 펼쳐질 것으로 예상되는 대목이다.

　이와 관련, PP는 급할 게 없다는 태도다.

　PP 일각에서는 제대로 된 콘텐츠도 갖추지 못하고 사업만 서두르는 IPTV 사업자가 안쓰럽다는 평가도 나온다.

강석희 CJ미디어 대표는 “각 플랫폼의 ‘동일 채널, 동일 콘텐츠’ 공급 정책 가속화는 PP 사업 환경을 황폐화시킬 수밖에 없을 것”이라며 PAR 강제화에 대한 반대의견을 재확인했다.

　 김원배기자 adolfki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