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CD 모듈의 핵심 소재로 미국 3M사가 독점해왔던 반사형편광필름(DBEF)을 대체할 광학필름을 국내 기업이 개발했다.
그동안 LCD 패널 강국임에도 불구하고 취약했던 후방 연관사업의 경쟁력을 한 차원 높일 수 있게 됐으며, 3M을 상대로 전 세계 LCD 시장에도 도전장을 내밀 것으로 기대된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LCD 광학필름 전문업체인 미래나노텍(대표 김철영)은 최근 3M의 DBEF를 대체할 수 있는 32인치 대면적 ‘NPRF(Nano Polarization Recycle Film)’의 양산 시제품을 개발하는 데 성공했다.
DBEF는 현 LCD 모듈에 적용되는 광학필름 가운데 최고가에 해당하는 제품으로 지금까지 전 세계 1조원대의 시장을 3M이 독점했다. 32인치 제품 기준으로 확산필름과 마이크로렌즈필름, 프리즘필름에 비해 각각 12배 이상, 5배 이상, 2배 이상 비싼 가격인 장당 12달러대를 형성했다. 특히 최근 수요가 급증한 풀 HD TV의 고휘도(500nts)를 구현할 때 반드시 필요한 부품이다. 국내외 필름 업체들은 DBEF 대체품 개발에 전력을 다했지만 기술이 까다로운데다 3M의 독점구조가 지속되면서 개발에 어려움을 겪어왔다.
미래나노텍은 이번 NPRF 개발을 위해 지난 2년간 약 50억원의 연구개발(R&D) 자금을 투자해 결국 3M에 이어 세계 두 번째로 개발에 성공했다. 노트북·모니터·TV용 패널 시장에서 3M과 치열한 경쟁을 예고했다.
이 회사는 다음달 NPRF 양산공장 설립에 들어가 오는 10월까지 설비를 마무리할 계획이다. 내년 초 국내외 패널업체들에 공급할 예정이다. 김철영 사장은 “테스트 결과 우리가 개발한 NPRF는 3M의 DBEF 제품에 비해 휘도·선명도 면에서 충분한 경쟁력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면서 “고가인 3M 제품만 쓸 수밖에 없던 패널 제조사에도 의미가 크다”고 말했다. 미래나노텍은 NPRF 필름 양산용 2개 라인을 건설하는 데 총 100억원을 투입하기로 했다. 내년에는 NPRF로만 약 1000억원 상당의 매출을 기대했다.
LCD용 필름에는 패널 공정에 적용되는 편광필름과 백라이트유닛(BLU) 공정용 광학필름으로 구분된다. 이 가운데 편광필름은 대부분 일본 소재 업체들이 원천기술을 장악한 반면에 광학필름 시장에서는 국내외 업체들이 치열하게 경쟁한다. 광학필름에는 다시 BLU의 냉음극형광램프(CCFL)에서 쏜 빛을 고루 확산시켜주는 확산필름과 빛에 다시 직진성을 주는 프리즘필름, 패널 투과 시 빛 손실률을 줄여 휘도를 높여주는 DBEF로 나뉜다. 미래나노텍이 개발한 게 바로 DBEF를 대체할 기술이다.
미래나노텍은 광학필름 시장 선두기업으로 국내 업체로는 처음 일본 샤프의 LCD 패널공정에 필름을 공급하기 시작, 지난 1분기 매출액 270억원을 달성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무려 60% 가까운 매출 성장률을 기록 중이다.
서한기자 hse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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