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노와 바이오 기술의 융합이 속도를 더하면서 나노 수준에서 물질의 움직임을 정확히 측정·관측할 수 있는 측정 기술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
17일 제주도에서 열린 ‘제5회 한미 나노포럼’에선 암 등 난치병을 정확히 감지·진단하고 이를 효과적으로 시각화한 기술을 대거 선보였다.
형광 물질을 입히지 않고 세포를 관찰하고 이를 CARS나 SIMS, SICM 등을 통해 3차원의 시각적 이미지로 표현해 주는 ‘레이블-프리’(label-free) 나노 바이오 이미징 기술은 의학자들이 쉽게 질병 관련 연구를 할 수 있게 할 기술로 주목받았다. 한국표준과학연구원 문대원 나노바이오융합사업단장은 “숫자나 스펙트럼이 아닌 이미지로 상태를 표현, 현업 의사들로부터 좋은 반응을 얻었다”며 “형광 물질 사용시 일 수 있는 유해성 논란을 잠재울 수 있는 것도 장점”이라고 말했다.
한국과학기술연구원 권익찬 의과학연구센터장은 고분자 나노 입자를 통해 암 세포의 위치나 크기 뿐 아니라 활동성까지 감지하고 시각화할 수 있는 기술에 대해 발표했다. 서울대 현택환 교수는 MRI 조영제나 암 치료제 전달 물질로 사용될 수 있는 나노 소재 합성법을 선보였으며, 단일벽 탄소나노뷰트를 이용해 단백질 반응을 감지할 수 있는 기술도 선보였다.
마이크로미터 단위에서 이뤄지던 기존 의료·바이오 연구가 나노 수준으로 발전하면서 물질과 생체 조직의 움직임에 대한 정밀한 관찰과 정보 획득이 연구의 핵심이자 기본으로 인식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이조원 한미 나노포럼 자문위원장은 “인류가 나노 기술을 통해 가장 큰 혜택을 얻을 수 있는 분야는 의료와 바이오가 될 것”이라며 “이를 위해선 나노 수준에서 물질의 특성을 정확히 파악할 수 있는 측정 기술 확보가 최우선”이라고 말했다.
미국 보건연구원(NIH) 로리 헨더슨 박사는 “NIH는 나노와 의학의 접목을 위해 2000년 이후 매년 2억 달러를 투자해 왔다”며 “이러한 연구들이 조만간 실험실을 벗어나 질병의 예방·진단·치료를 위한 도구로 자리잡을 것”이라고 말했다.
제주=한세희기자 hah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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