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파수 자원의 효율적 배분과 이용을 논할 때 거론되는 것중의 하나는 방송용 주파수 재조정 문제다. 그동안 방송용 주파수의 경우 생활권을 과도하게 벗어나는 방송구역으로 주파수 고갈 문제가 제기돼 왔다. 또 케이블TV방송 업계의 주파수 규제 완화 요구 및 서비스간 혼신 문제 등도 거론돼 왔다. 2012년 본격 시작되는 디지털 지상파방송의 채널 배정과 관련한 이해 조정도 마찬가지다.
◇주파수 자원 고갈 초래=방송사들의 방송구역이 과도하게 넓어 주파수 고갈을 초래하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생활권과 방송구역을 일치시키고 중첩되는 방송 수신지역을 최소화해 새로운 주파수 자원을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다.
실제로 수도권 아날로그 방송국의 방송구역에 충청 및 강원 지역이 포함되거나 강원지역 FM 방송의 방송구역에 서울과 경기지역까지 포함되는 등 방송구역 재조정의 필요성이 높다.
이런 현상은 인접 지역에서 사용하고 있는 주파수를 활용할 수 없다는 문제를 일으켜 효율적인 주파수 이용을 막고 있다. 이로 인해 신규 매체의 시장 진입기회가 제한된다는 분석이다. 방송국 별로 출력, 설치장소의 적절성을 전면 재검토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오는 이유다.
이와 함께 케이블TV의 주파수 대역 규제도 풀어야 한다. 현재 케이블TV가 쓸 수 있는 상향 주파수 대역(가입자 단말에서 주 전송장치로 정보를 보내는 대역)은 0∼42㎒, 하향 주파수 대역(방송신호를 가입자에 보내는 대역)은 54∼870㎒이다.
이런 대역 규제는 HD 채널 및 다양한 양방향 서비스 제공시 대역폭 부족 현상을 발생시키고 있다. 케이블TV방송협회 관계자는 “상향은 85㎒까지 확대, 하향은 주파수 운용 기준 자체를 철폐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서비스, 국가간 혼신 조정= 디지털케이블TV와 이동전화의 주파수 간섭 문제도 해결해야 할 과제다. 실제 지난해 방통위가 서울 강북 및 부산 일부 디지털케이블TV가 상용화된 지역에서 SK텔레콤 이동통신 이용자들이 전화 불통 및 통화품질 저하가 발생함에 따라 실태 조사를 한 결과 두 서비스 간 주파수 간섭이 일어나는 것으로 파악됐다.
혼신이 나타나는 이유는 디지털케이블방송용으로 부여된 750∼864㎒ 대역과 SK텔레콤의 주파수 대역 일부(825∼849㎒)가 겹치면서 케이블 장비 단에서 누설되는 전파가 이통 주파수를 방해하기 때문이다. 이에 케이블TV 사업자와 SK텔레콤은 ‘전파 누설에 대한 기술 기준치’를 합의했고 장비 기술기준에 반영하는 등 대책 마련에 나섰다.
하지만 디지털케이블TV 가입자가 100만명(2월말 기준)을 넘어서는 등 활성화되고 있는 시점에서 이 같은 문제가 발생할 가능성은 여전히 높다. 또 국가간 혼신 문제도 불거지고 있다. 일본에서 사용하고 있는 800㎒ 주파수의 경우 현해탄을 건너 국내에 영향을 미치기도 한다. 국가간 협의를 통해 주파수 조정을 해나가야 한다.
◇DTV 채널 배치= 2012년 지상파방송의 완전 디지털화가 결정되면서 디지털TV 전환 이후 방송사 간 채널 배치에 대한 논의가 시작될 시점이라는 판단이다.
방송 주파수의 경우 지형 특성에 따라 적절하게 배치될 필요성이 있다. 산간지역에서는 전파가 멀리 닿기 어렵고 평야 지대는 적은 대역으로도 멀리까지 방송구역을 확대할 수 있기 때문에 이 점에 대한 심도 깊은 논의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방통위 한 관계자는 “어떤 채널을 부여받는가에 따라 방송 품질, 인프라 구축 비용에 큰 차이가 벌어지기 때문에 방송사 간 예민한 문제”라면서 “지상파방송 사업자들과 긴밀한 협의를 통해 배치해 나갈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황지혜기자 goti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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