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 밤을 마지막으로 13일간의 공식 선거운동을 마감한 이공계, 과기계 후보들은 9일 국민의 심판을 받았다. 이번에도 이전 선거와 다름없이 흑색선전과 비방이 난무했고 수건의 금품살포가 적발됐지만 이공계, 과기계 출신 후보들은 상대적으로 차분하고 정책 알리기에 중심을 둔 선거운동을 벌였다.
각당의 내홍 속에 각종 의혹제기만 무성했던 선거전 속 그들의 꿋꿋했던 달리기를 뒤돌아본다.
◇신인은 데뷔에, 비례는 지원에 총력=“선진 한국의 신성장동력을 과학기술에서 찾을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힌 한국물리학회 부회장 출신 한나라당 박영아(47) 후보는 같은 당 맹형규 의원의 지역구에서 과학기술 전문가로서 전략공천을 받아 일찍부터 관심을 받았다. 세계물리연맹 여성실무그룹 위원 등을 역임하며 세계여성물리대회를 유치한 것 등을 내세우며 전문성과 함께 행동, 행정력도 갖고 있음을 강조했다. 하지만 정치신인답게 낮은 인지도를 극복하는 데 총력을 기울였다. 시장, 합동유세장, 지역 케이블TV 합동토론회 등에 적극적으로 나서며 지역구민에게 자신의 존재를 알리는 데 주력했다.
동작갑에 초선을 노리며 도전한 한나라당 권기균(51) 후보는 이명박 대통령 후보 과기정책 전략기획 업무를 주도하고 경선과정에서 홍정욱과 유정현 후보를 이긴 덕분에 인지도가 비교적 높았음에도 불구하고 노량진시장 등에서 지역 바닥표를 훓는 데 주력했다. 동영상 솔루션 업체 네오플렉스의 전 대표인 정직(45) 통합민주당 후보, 정보통신정책연구원(KISDI) 원장 출신의 석호익(55) 후보도 조직력의 약세를 극복하기 위해 13일 내내 지역 아파트와 시장 등 표심 현장을 두루 섭렵했다.
비례대표 후보들은 지역구 유세에 대한 부담은 없었지만 앞다퉈 당 주요후보 지원에 총력을 기울였다. KT 사장을 지냈던 이용경(64) 창조한국당 비례대표 후보는 틈틈이 서울 은평을 지역을 돌며 문국현 창조한국당 후보 지원을 호소했다. 문국현 후보가 한나라당 이재오(63) 후보와 오차범위 내의 격전을 벌이고 있던 지역이라 이용경 후보의 발검음도 더욱 빨라질 수밖에 없었다는 분석이다.
◇공약은 지역구 우선=하지만 이공계, 과기계에서 전문 지식을 자랑하던 후보들도 총선에서는 일단 지역구 현안해결 및 발전을 공약에 우선적으로 내세웠다. 경제 살리기 및 이명박정부의 국정운영 방향에 대한 각당의 비전과 대안 제시 없이 ‘안정론 vs 견제론’이란 구호만 나도는 상황에서 전문지식을 기반으로 한 국정 전반에 대한 공약보다는 지역구민을 단박에 사로잡을 수 있는 공약을 우선시할 수밖에 없다는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한나라당의 김형오(60) 후보는 두 번이나 과기정위 위원장을 역임한 사람이지만 총선 공약에서는 지역구인 영도의 경제 발전을 전면에 내세웠다. 남항동일대 중심지형 뉴타운 지구지정 추진, 북항대교 친수공원 조성 등 굵직한 지역 사업을 일으켜 경제를 살리는 것과 동시에 영도를 해양중심도시로 만들겠다는 전략이다.
이 외에도 영도의 관광산업을 일으키기 위해 해양축제를 유치하고 영도관광공사를 설립하겠다는 것도 지역구민에게 약속했다. 석호익 한나라당 후보도 경북 칠곡 지역에 다리건설과 도로 확충, 지하철 연장선 건설 등 기반시설을 확보하겠다는 것과 함께 IT기반의 최첨단 신도시를 건설해 시로 승격을 추진하겠다는 공약을 제시했다.
최순욱기자, chois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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