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주에는 우주인만 가는 게 아니다. 한국인 최초의 우주인이 탄생하는 8일 오후 8시 카자흐스탄 바이코누르 우주기지에서는 초파리도 함께 쏘아 올려진다. 초파리가 우주에 가는 것은 사람 대신 우주에서 노화나 유전자 변화를 연구하기에 최적의 생물체기 때문. 초파리는 사람과 75% 정도 유전자가 비슷하지만 수명은 60일 정도로 짧다. 초파리에게 10일간 우주여행은 사람이 10년 넘게 우주에서 생활하는 것과 비슷하다. 이 때문에 노화나 유전인자 같은 생명체 변화를 확인하기 쉽다.
우주인이 우주에 갈 수 있도록 만반의 준비를 하듯 초파리도 2년간 준비과정을 거쳤다. 초파리 우주 연구에서 가장 중요한 점은 우주에서 지구로 다시 돌아올 때까지 살아있어야 한다는 것. 과거 러시아에서도 발사와 착륙시 가해지는 압력과 충격 때문에 초파리가 모두 죽어 실험에 실패한 적이 있다.
이를 위해 이번 연구를 맡은 건국대학교 생명과학과 발생유전학 연구실 조경상 연구팀은 특수 재질의 박스를 자체 개발했다. 초파리만 연구하다 초파리를 담을 실험 박스를 만드는 일이 쉽지만은 안았다.
게다가 우주에 나가는 모든 물건은 접착제와 불연성 재질 등 지정된 재료로 만드는 동시에 초파리 생존을 위해 온도와 공기도 적절히 맞춰야 했다. 2년 동안 10차례 모델 수정과 테스트 과정을 거쳐 결국 만들어 냈다.
조경상 교수는 “초파리의 생장만 연구한 우리 연구팀이 재료공학적 차원에서 초파리의 우주여행을 돕는 실험박스를 만드는 게 가장 어려운 일이었다”며 “이번 연구가 인간 수명이나 유전자 연구에 새로운 발전 계기가 되기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성현기자 argo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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