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업계가 고질적인 병폐인 선급금 관행을 깨는 도전을 시작했다.
선급금이란 음원 저작권자나 유통업체가 음원을 제작할 때 제작자에게 제작비를 미리 지급하는 것을 말한다. 그러나 선급금을 받는 제작사들 중 일부는 결과물을 보증해주지 않거나 자금마저 불투명하게 사용해 물의를 빚어왔다.
6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최근 로엔엔터테인먼트, 엠넷미디어 등은 선급금을 지급하지 않고 음원 제작에 드는 비용을 제작사와 공동으로 부담한 후 수익을 나눠 갖는 방식을 적용, 상당한 성공을 거두고 있다.
로엔엔터테인먼트(대표 신원수)는 2년 전부터 일부 디지털 싱글에 대해 이같은 공동제작 시스템을 도입했다. 현재까지 15개의 디지털 싱글 앨범을 공동제작 방식으로 만들었다. 공동제작 방식은 기획사의 투자 부담을 줄이고 제작된 음원의 품질까지 보장받을 수 있는 게 장점이다.
김영석 로엔엔터테인먼트 콘텐츠사업본부장은 “콘텐츠 산업 특성상 모든 공동 제작 음원이 수익을 내지는 않지만 브라운아이드걸스의 ‘러브’와 같이 투자 대비 50%이상의 수익을 내는 경우도 있다”고 설명했다.
엠넷미디어(대표 박광원) 역시 공동 제작을 통한 음원 발매 시도를 하고 있다. 최근 음원 제작사인 스타제국과 공동제작한 VOS 박지헌의 앨범이 인기를 끌면서 이 시스템을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다. 강상돈 음악사업본부장은 “단순히 앨범 제작만 해서는 시장에서 팔리기 힘들다”며 “마케팅, 미디어 전략이 더해져 성공한 사례”라고 말했다.
엠넷미디어는 특히 공동 투자하는 음원의 제작과정, 투자 대비 효과 등을 데이터베이스로 구축해 향후 보다 객관적이고 과학적으로 활용할 예정이다.
KTF뮤직(공동대표 강대석·박인수)은 투자 시스템을 정비해 단순한 선급금 위주의 제작에서 탈피할 계획이다. 정민철 퍼블리싱사업팀장은 “투자 대비 매출 효과 등을 산업적으로 분석해 음반 제작 과정에 적용할 것”이라고 밝혔다.
음원 제작업체도 이 같은 시도에 대체로 환영하는 분위기다. 방극균 예전미디어 대표는 “합리적인 투자를 통해 다양한 음원 제작이 가능하고, 제작 과정이 투명해진다는 점에서 좋게 본다”며 “이와 동시에 시장 가격이 정상화된다면 산업에 좋은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수운기자 per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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