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대폰은 많은 사람들의 첫 번째 인터넷 단말기가 될 겁니다.”
스티브 발머 마이크로소프트(MS) 최고경영자(CEO)가 지난해 10월 23일(현지시각)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북미정보통신전시회(CTIA) 2007’ 기조연설 중에 삼성의 새 스마트폰 ‘블랙잭2’를 들고서 한 말입니다. 그는 “PC에서 그랬던 것처럼 일과 여가가 모두 휴대폰으로 통합될 것”이라며 앞으로 높은 성능의 스마트폰 시대가 열릴 것을 추호도 의심하지 않았습니다. 당시 노키아, 블랙베리 등 세계 유수의 휴대폰 제조사들도 앞다퉈서 스마트폰을 전시하기 바빴고 언론과 관람객들도 어떤 스마트폰이 나왔고 스마트폰으로 어떤 일을 할 수 있는지에 관심을 집중했습니다. 스마트폰이 주목받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휴대폰+PC=스마트폰의 명확한 정의는 없습니다만 대개의 사람들은 스마트폰을 ‘휴대폰과 PC, 혹은 PDA의 기능이 결합된 단말기’라고 설명합니다. 즉 휴대폰의 이동성과 일반 전화 기능에 인터넷에 접속 기능과 e메일, 동영상, 이미지, 텍스트 등 다양한 대용량 멀티미디어 콘텐츠를 활용 기능이 추가된 것입니다. 고성능 CPU와 운용체계(OS)를 갖추고 일반 PC와 연결(싱크)해 사용자 취향에 따라 다양한 소프트웨어(SW)를 설치하거나 업그레이드할 수 있는 게 보통입니다.
하지만 무엇보다도 스마트폰에서 가장 중요한 기능은 바로 풀 브라우징(Full Browsing)입니다. 이것은 쉽게 설명하면 휴대폰으로 자유롭게 모든 유선인터넷 사이트를 볼 수 있는 기능입니다.
일반 휴대폰에서 인터넷 사이트를 볼 수 없는 것은 아닙니다. 이지아이(ez-i), 네이트(Nate)처럼 이동통신사의 자체 브라우저를 통한 폐쇄적인 서비스를 통하면 일반 휴대폰으로도 인터넷 사이트를 보는 게 가능합니다. 하지만 이런 방법은 사용자가 원하는 다양한 콘텐츠의 공급이 이동통신사에 의해 제한받는다는 비판을 받곤 합니다. 유선인터넷을 사용하는 것보다 번거롭기도 하고요.
반면에 스마트폰은 심비안, 리눅스, 윈도 모바일 등 기본적으로 탑재된 OS를 활용해 기본적으로 풀 브라우징 기능을 구현합니다. LG경제연구원은 2007년 발표한 ‘풀 브라우징, 통신산업의 패러다임을 바꾼다’는 보고서에서 풀브라우징 서비스가 무선 인터넷 사용을 증대시키는 핵심 역할을 할 것으로 내다보기도 했습니다.
◇스마트폰 시장 ‘쑥쑥 큰다’=스마트폰이 다양한 기능으로 인기몰이를 하면서 시장 규모도 확대일로를 걷고 있습니다. 휴대폰 업계는 올해 전 세계 스마트폰 시장 규모가 지난해보다 40% 이상 성장한 1억7000만대가 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습니다. 게다가 올해 처음으로 휴대폰 시장의 10%(1억2000만대)를 돌파하고, 오는 2012년에는 전체 휴대폰 시장의 33%가량을 차지해 스마트폰이 휴대폰 제조 기업의 주력 제품이 될 것으로 예상합니다.
미국의 리서치 인 모션(RIM)이 북미 지역을 위주로 이끌어가던 스마트폰 시장을 애플이 작년 혁신적인 디자인과 사용자 환경(인터페이스 UI)을 자랑하는 아이폰(iPhone)을 출시하면서 본격적인 스마트폰 시대를 이끌었다는 평가가 대부분입니다. 이미 초기모델(프로토타입)이 공개된 구글폰이 올해 출시되면 스마트폰 시장 확대에 더욱 속도가 붙을 것입니다. 물론 우리나라 휴대폰 업계도 스마트폰 시장에 적극적으로 뛰어들고 있지요. 특히 삼성전자와 LG전자 등 국내 휴대폰 업계는 북미와 유럽을 중심으로 신제품을 쏟아내며 세계 1위 노키아와 본격적인 경쟁을 벌일 참입니다. 그 중에서도 삼성전자는 지난해 북미와 유럽에 출시한 ‘블랙잭’의 성공을 기반으로 제품 수를 지속적으로 확대해 스마트폰 빅3 업체로 도약한다는 계획입니다. LG전자도 올해는 유럽 시장에 주력하고 내년에는 북미 시장에 진출할 예정입니다.
◇서비스 전쟁도=지금까지 스마트폰과 관련된 경쟁은 주로 단말기 자체를 둘러싸고 이뤄졌습니다. ‘어떤 제품이 인기가 있냐’라는 문제지요. 하지만 앞으로는 스마트폰을 통한 서비스 경쟁에도 불이 붙을 전망입니다. 스마트폰이 전화기와 PC가 결합된 것이라면 지금의 PC에서처럼 단말기로 사용자가 어떤 서비스를 사용할 수 있는지가 더 중요해지는 게 당연하겠지요. 이미 CTIA에서 MS, AT&T, 노키아 등이 전자 결재와 문서 작업 등이 가능한 소프트웨어, 온라인 음악 서비스, 스마트폰 전용 온라인 커뮤니티 등을 공개하면서 앞으로 이 분야에서 본격적인 경쟁이 일어날 것을 암시했습니다.
아쉽게도 우리나라는 아직 이 분야에 대한 경쟁력이 약하다는 평가가 대부분입니다. 휴대폰용 SW, 애플리케이션을 주로 중소기업이 개발하는 국내 현실에서 스마트폰 서비스 경쟁에 대비하기 쉽지가 않은 게 현실입니다. 우리나라 기업도 장기적인 안목에서 이 분야 경쟁력 확보에 대한 인식을 가져야 할 때입니다.
◆모바일OS 시장에도 영향 줘
앞서 스마트폰이 주목받는 핵심적인 이유가 운용체계(OS)를 탑재해서 풀 브라우징을 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습니다. 그런만큼 OS는 스마트폰에 있어서 가장 핵심적인 부분이기도 합니다. 스마트폰 시장 성장은 모바일OS 시장에도 변화를 일으키고 있습니다.
현재 모바일OS 시장에서는 노키아의 ‘심비안’이 약 70%의 점유율을 보이며 절대강자로 군림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마이크로소프트(MS), 리눅스 진영 등이 여러 단말제조사와 OS 확대에 박차를 가하면서 심비안의 점유율도 올해 60% 초반까지 줄어들 것으로 전망됩니다. 특히 MS의 경우 윈도 기반 PC 사용자에게 친숙한 윈도 모바일 확산에 전력을 다하고 있습니다. MS는 최근 바르셀로나에서 열린 ‘모바일 월드 콩그레스(MWC)’에서도 윈도 모바일6을 탑재한 소니에릭슨의 단말기 ‘엑스페리아 X1’을 앞장서서 홍보했습니다. 소니에릭슨에서도 윈도 모바일을 탑재한 스마트폰을 내 놓은 게 처음이니 앞으로 소니에릭슨과의 협력 관계가 증진된다면 MS로서는 시장 점유율을 높일 수 있는 좋은 기회를 맞은 셈입니다.
삼성전자, LG전자, 모토로라 등이 참가하고 있는 리눅스 진영(모바일리눅스파운데이션, 이하 리모)도 단말기를 연이어 출시하며 시장 공략을 강화하고 있습니다. 이들 단말기 회사들은 노키아의 심비안이나 MS의 윈도 모바일에 종속되지 않으려는 일종의 ’보험’을 들어놓겠다는 속내입니다.
여기에 더해 최근엔 구글이 주도하는 ‘안드로이드’가 모바일OS 시장에서 얼마만큼의 파급력을 가질 지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습니다. 이미 시제품이 공개된 구글폰에서 안드로이드가 막강한 구글 검색에 더해 구글이 확보한 다양한 웹 기반 애플리케이션을 자유롭게 활용할 수 있게 한다면 모바일OS 시장에서 돌풍을 일으킬 수 있다는 분석입니다.
최순욱기자@전자신문, choisw@
◆신문보내기 업체 소개 및 CEO 인터뷰
지어소프트(공동대표 한용규·김추연 www.gaeasoft.co.kr)는 모바일 솔루션 기업 중 가장 먼저 코스닥 시장에 진출했다.
1998년에 설립한 지어소프트는 ‘컨버전스 플레이어’를 비전으로 앞세워 국내 무선인터넷 솔루션 분야를 이끄는 대표주자이다.
유비쿼터스 환경에 대비한 다양한 무선인터넷 플랫폼 및 서비스를 제공해 지난해 매출액 365억원에 32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했다. 이는 각각 전년대비 21.3%, 37.1% 성장한 수치로, 올해 역시 이 같은 성장세를 지속할 것으로 예상된다.
지어소프트는 고성장의 원인으로 WCDMA를 기반으로 한 무선인터넷 환경 변화에 따른 이동통신사의 설비투자의 증가를 꼽았다. 2006년말부터 KTF의 WCDMA 이동통신 서비스인 ‘SHOW’와 관련된 기획·개발·운영 등을 담당하고 있다. 또한 UCC 관련 동영상 편집툴을 개발해 새로운 이동통신 환경에서 기술력을 인정받고 있다.
김추연 공동대표는 “3G 서비스의 증가는 정체된 무선인터넷 성장에 큰 역할을 할 것”이라며 “이는 지어소프트의 성장과도 직결된다”고 말했다.
◇한용규 대표 인터뷰
“‘IT코리아’가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상징 문구임은 누구나 알지만, 이렇게 중요한 IT를 정작 학창시절에는 거의 접할 수가 없었습니다.”
한용규 지어소프트 공동대표는 IT라는 말이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누구다 다 알 정도로 일상화가 됐지만 정작 교육 현장에서 활용되지 않는 부분에 대해 안타까움을 표시했다.
한 대표는 “학창시절에는 IT의 흐름이나, 그 속에서 생성되는 수많은 용어, IT가 우리 생활에 미치는 영향을 알기 힘들다”며 “학생들에게 IT에 대한 이해와 친숙함을 심어주기 위해 NIE에 참여하게 됐다”고 밝혔다.
한 대표는 “청소년들이 IT를 깊이 이해하는 것은 결과적으로 국가 경쟁력의 기반을 공고히 하는 것”이라며 “전자신문을 통해 유비쿼터스 환경의 변화를 이해하는 역량을 키우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이수운기자@전자신문, per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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