겉으론 서비스, 속으론 보조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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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동통신사업자들은 오는 26일 휴대폰 보조금 규제 일몰 이후에도 보조금 전략 변화는 없을 것이라고 밝히고 있다. 하지만 시장은 이미 휴대폰 구입시 현금을 되돌려주는 이른바 ‘마이너스폰’이 대거 풀리는 등 보조금 경쟁이 과열 양상으로 치닫고 있다.

 SK텔레콤·KTF·LG텔레콤 등 이통사업자들은 23일 보조금 규제가 사라지더라도 보조금 지급 규모 및 대상 등에 대한 전략 변화보다는 ‘철새’ 고객 잡기와 차별화된 서비스 제공에 초점을 맞춰 마케팅에 나설 예정이라고 밝히고 있다.

 이는 이통사업자들이 당분간 시장상황을 주시하면서 대응책을 마련하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규제가 사라진 이후 시장 상황을 좀처럼 예측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통 가입자들이 작은 보조금 차이에 민감하게 움직인다는 점을 고려할 때 향후 점유율을 지키기 위한 치열한 보조금 전쟁은 피할 수 없을 것이란 전망이다.

 KTF(대표 조영주)는 전체 보조금 규모는 예년 수준으로 유지하면서 의무약정제를 가미한 요금상품을 출시할 방침이다. 이통사를 자주 오가는 고객보다는 KTF에 충성도가 높은 진성 고객을 중심으로 마케팅 비용을 집행할 계획이다.

 이에 대해 LG텔레콤(대표 정일재)은 의무약정제는 분실 파손 시 소비자피해 등을 이끌 수 있는 만큼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고 밝혔다.

 대신 가입자를 붙잡아둘 수 있는 카드로 차별화된 데이터서비스를 들고 있다. LGT 영업전략실 황현식 상무는 “보조금 경쟁은 궁극적으로는 회사의 마케팅비용을 상승시켜 소비자 후생을 증진시키는데 장애요인이 된다”면서 보조금 규모를 조정하지 않을 것임을 시사했다. SK텔레콤(대표 김신배) 역시 규제 일몰 이후에 보조금 전략 변화를 계획하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런 반응은 표면적인 전략에 불과하다는 분석이다. 이미 시장에서는 최고 10만원까지 돌려주는 마이너스폰이 득세하고 번호이동 건수가 전년 동기 대비 20% 이상 폭증하는 등 보조금 경쟁이 시작되고 있다.

 특히 보조금 지급 규모에 따라 가입자 수 변화가 확연하게 달라지는 이통 시장 특성을 고려할 때 향후 보조금 규모 확대가 불가피하다. 실제 이통사업자들은 시시각각 경쟁사 가입자 동향을 체크하면서 보조금 정책을 바꾸고 있다. 때문에 시장 쏠림 현상이 나타날 경우 보조금 폭은 예상밖으로 커질 수 있다는 전망이다.

 업계의 한 전문가는 “이통사들은 보조금을 늘릴 수 있는 여력을 분명히 갖고 있다”면서 “한 사업자가 치고 나올 경우 경쟁사들은 이에 대응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황지혜기자@전자신문, goti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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